의협 비대위 출범…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부정적 입장 표명

박형욱 위원장 “정부, 의료부문 시한폭탄 멈춰야”… 전공의·의대생 의견 반영 강조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 구성과 운영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18일 공식 출범했다.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료 갈등이 9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전공의와 의대생, 의대교수 등 의료계 각 직역이 참여하는 비대위가 구성됐으나,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에는 부정적 입장을 보여 의료계와 정부 간 대화 재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형욱 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진행 중인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해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 굉장히 회의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협의체 참여 여부는 비대위원들과 전공의, 의대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비대위는 15명 이내로 구성되며, 대의원회 운영위원회 추천 2명, 전국시도의사회장단협의회 추천 2명,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추천 3명,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추천 3명,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추천 3명, 위원장 추천 1명으로 이뤄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전체 위원의 40%를 차지해 이들의 목소리가 비대위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위원장은 2025학년도 의대 증원과 관련해 "이미 상당히 늦었다"며 "의학 교육에 미치는 영향이 10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데, 어쩔 수 없으니까 합의하자는 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장의 의대생들과 교수들이 겪게 될 고통을 고려할 때 정부 정책에 쉽게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의 입장 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정부가 의료 부문에 갖가지 시한폭탄을 장착해 놓았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정부를 신뢰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하며, 이것이 현 사태 해결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의 특별한 변화가 없다면 비대위는 정부의 의료농단에 지속적으로 저항하고 투쟁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우리 사회 모두에게 불행한 일인 만큼 그렇게 되지 않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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