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이 1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청약통장 가입자가 한 달 만에 7만5000명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총 2671만9542명으로, 9월 대비 7만4698명이 줄어든 수치다.
정부는 청약통장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지난 9월 23일부터 주택청약종합저축 금리를 0.3%포인트 인상해 2.3%~3.1%로 조정했다. 또한 10월부터는 청약 예·부금과 청약저축으로도 모든 유형의 주택에 청약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오히려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1순위 가입자들의 이탈이 두드러졌는데, 9월 1789만9748명이었던 1순위 가입자 수는 10월 1782만4023명으로 7만5725명이나 줄었다. 주택청약종합통장의 경우에도 전월 대비 4만3528명이 감소했으며, 1년 전과 비교하면 37만 명 이상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현상은 11월부터 청약 납입 인정금액이 40여 년 만에 10만원에서 25만원으로 상향 조정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청약 가점이 상대적으로 낮은 2030세대 1인가구와 은퇴를 앞둔 6070세대에서 부담감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한 직장인은 "미혼 1인 가구는 청약 당첨 기회도 적고 분양가를 감당할 자금도 부족해, 차라리 다른 투자를 고려하게 된다"고 밝혔다. 인천에 거주하는 60대 시민 역시 "은퇴를 앞두고 있어 생활비 걱정이 큰 상황에서 25만원씩 납입하기보다는 통장을 해지하고 별도로 자금을 모으는 것이 낫다"고 토로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중금리 대비 낮은 청약통장 이율과 높은 분양가로 인해 청약 무용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정부의 혜택에도 불구하고 높은 청약 경쟁률과 감당하기 어려운 분양가로 인해 청약통장 해지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은 25만원 납입이 모든 청약 유형에 필수적인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자녀·신혼부부 특별공급의 경우 6개월 이상 가입 기간만 충족하면 되고, 생애 최초 특별공급은 선납금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민영주택 청약의 경우 예치금을 한 번에 납입할 수 있어 무리한 월 납입금 증액은 불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