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14일 정의기억연대(정의연) 기부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미향 전 무소속 의원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윤 전 의원은 2011년부터 2020년 3월까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자금 약 8천만원을 횡령하고, 김복동 할머니 조의금 명목으로 모금한 1억 3천여만원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또한 관할 관청에 미등록된 상태로 단체계좌를 통해 약 41억원의 기부금을 모금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윤 전 의원이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의 학예사 허위 등록을 통해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로부터 보조금 3억여원을 부정수령하고, 여성가족부의 위안부 피해자 지원사업 보조금을 용도 외로 사용했다고 보았다. 아울러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의 심신장애를 이용해 7,920만원을 기부받은 혐의도 있었다.
1심 재판부는 대부분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1,700여만원 횡령 혐의만 인정해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유죄 인정 범위를 확대해 후원금 횡령액을 8천여만원으로 보고, 조의금 유용과 국고보조금 편취 혐의도 유죄로 판단하며 징역형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 위반이나 법리 오해가 없다"고 판시하며 상고를 기각했다. 함께 기소된 정의연 전 이사 김모씨에 대해서도 벌금 2천만원을 확정했다.
윤 전 의원은 현직 국회의원 시절 기소됐으나,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오기 전인 지난 5월 임기를 마쳤다. 현역 국회의원은 임기 중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나, 이번 판결은 임기 종료 후에 확정되었다.
2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윤 전 의원이 누구보다 기부금을 철저히 관리하고 목적에 맞게 사용해야 함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기대를 저버리고 횡령 범죄를 저질렀다"며 "시민과 정대협에 큰 피해를 끼쳤고 금액에 대한 피해회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