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화가 ‘카라바조’의 성화를 한국에서 만나다

예술의전당, '빛의 거장 카라바조 & 바로크의 얼굴들' 展

한국-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기념하여 '카라바조'의 작품이 국내 최초, 아시아 최다 규모로 전시되고 있다. '빛의 거장 카라바조 & 바로크의 얼굴들'이란 제목으로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고 있다.

이탈리아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카라바조의 주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예수가 겟세마네 동산에서 본디오 빌라도의 로마 병사들에게 체포되는 순간을 묘사한 「그리스도의 체포」 △제자 도마가 부활한 예수의 옆구리를 만지는 「성 토마스의 의심」 △16세기 치과의 생생한 모습을 담은 「이 뽑는 사람」이 소개되고 있다.

카라바조의 「성 토마스의 의심」(1601-1602) ©액츠엔터테인먼트

이외에도 「메두사」, 「골리앗의 머리를 들고 있는 다윗」, 「묵상하는 성 프란체스코」 등 카바라조의 작품 총 10작품이 준비돼 있다.

이번 전시는 카라바조가 13세에 이탈리아 북서부 롬바르디아에서 수련을 시작해 20대에 로마와 나폴리에서 명성을 얻고, 이후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38세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따라 총 6개 섹션으로 나뉜다. 이외에 카라바조의 라이벌이었던 안니발레 카라치를 비롯해 바로크 미술을 이끈 구에르치노, 젠틸제스키, 지오반니 발리오네 등 바로크 대표 화가 작품 47여점도 선보인다.

카라바조의 「그리스도의 체포」(1602) ©액츠엔터테인먼트

카라바조(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 1571-1610)는 바로크 시대에 활동한 이탈리아 화가로, 강렬한 명암 대조를 통해 극적인 효과를 주는 키아로스쿠로 기법을 창시하여, 추후 네덜란드의 렘브란트, 벨기에의 루벤스 등 수많은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카라바조는 뛰어난 그림 실력과는 별개로 불같고 난폭한 성격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살인을 저질러 사형이 선고된 가운데 나폴리, 몰타, 시칠리아 등으로 도피하여 지역을 전전하는 중에도 작품을 의뢰받아 그림을 그려왔다.

카라바조는 단순히 천사, 아기예수, 마리아 등을 이상적으로 미화시켜 아름답게 묘사하기 보다는 인간적 심리와 표정을 살린 생생하고 적나라한 그림으로 당대 사람들에게 깊은 도전과 인상을 주었다. 특히 그의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진 「골리앗의 머리를 들고 있는 다윗」에서, 다윗은 자신의 젊은 시절의 얼굴을 모델로 하고, 골리앗의 얼굴은 자신이 늙었을 때 얼굴을 모델로 삼아 그리기도 했다. 말년에 도망치며 살아온 그가 지난 과오와 행적을 돌이키며 신앙으로 속죄하고 싶은 마음을 투영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측한다.

「성 토마스의 의심」은 요한복음 20장 24절부터 29절은 부활하신 예수를 보고도 믿지 못하는 도마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한다. "네 손가락을 이리 내밀어 내 손을 보고 네 손을 내밀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라"(27절)는 예수의 말에, 도마는 "나의 주님이시요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 하고 예수를 인정한다. 그리고 예수는 유명한 말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는 말씀을 남기신다. 

전시는 지난 9일에 시작되어 이듬해 3월 27일까지 열린다. 매주 월요일 휴관이다.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빛의 거장 카라바조 & 바로크의 얼굴들' 전시가 열린다. ©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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