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출 규제로 인해 전셋값 상승이 이어지면서 서울 내 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등의 월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13일 발표된 KB부동산의 월간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세 지수는 10월 기준 전월 대비 0.9포인트 상승한 117.9로 집계되어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서울의 전용면적 95.86㎡ 이하 중형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수치다.
서울 내에서도 강북 14개 구와 강남 11개 구의 아파트 월세 지수는 각각 117.6, 118.2를 기록하며, 두 지역 모두 올해 들어 월세 지수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 초고액 월세 거래 또한 증가해, 올해 들어 월세가 1000만 원 이상인 거래가 100건을 넘었고, 이 중 월세 2000만 원 이상 거래도 12건에 달했다.
오피스텔 월세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오피스텔 평균 월세는 88만9000원이었으나 9월에는 90만2000원으로 1.46% 올랐다. 보증금 역시 같은 기간 2281만7000원에서 2296만1000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서울 연립·다세대 원룸의 월세와 전세보증금 역시 오름세를 기록했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9월 기준 연립·다세대 원룸 보증금 1000만 원 기준의 월세는 평균 73만 원으로, 이는 8월 대비 2.6% 상승한 금액이다. 또한 전세보증금은 2억1388만 원으로 0.4% 증가했다.
향후 비아파트 공급 감소도 월세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의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비아파트 주택 인허가와 착공은 각각 2만7671가구, 2만5278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3%, 2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아파트 매물의 감소로 이어져 월세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인해 스트레스 DSR 2단계와 유주택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이 제한되면서, 월세 매물이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의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월세 매물은 8월 5일 기준 1만4295건에서 11월 13일 기준 1만9575건으로 늘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최근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함께 매매 수요 감소, 주택담보대출 및 전세대출 규제로 인해 수요자들이 월세나 반전세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흐름이 장기화되면서 월세 시대로 향하는 조짐이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