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24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 8월 전망한 2.5%에서 0.3%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12일 발표된 'KDI 2024년 하반기 경제전망'에 따르면, KDI는 작년 하반기 2.2%로 전망했던 올해 성장률을 수출 호조세와 1분기의 예상 밖 성장(1.3%)을 반영해 5월에 2.6%로 상향했다가, 8월과 이번에 연이어 하향 조정했다.
이번 전망치는 한국금융연구원의 전망과 동일한 수준이나,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5%, 한국은행의 2.4%보다는 0.2~0.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다만 3분기 GDP 속보치(0.1%)를 고려하면 이들 기관도 전망치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인 2.0%로 전망됐다. 이는 8월 전망 대비 0.1%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한국금융연구원과 같은 수준이며 한국은행(2.1%)보다 0.1%포인트 낮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성장률 하향 조정의 주된 원인으로 내수 회복 지연을 꼽았다. 그는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어졌고, 금리 인하의 부정적 영향이 예상보다 컸다"고 설명했다. 또한 내년 성장률 추가 하향 조정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반영되면서 수출 전망이 악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부 전망을 보면, 2025년 민간소비는 1.8%, 설비투자는 2.1% 증가가 예상된다. 반면 건설투자는 0.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은 통상 여건의 불확실성 확대로 2024년 7.0%에서 2025년 2.1%로 증가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물가 측면에서는 2025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6%로 예상되어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2.0%)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됐다. 근원물가도 1.5% 상승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고용 시장에서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의 영향으로 2025년 취업자 수 증가폭이 14만 명으로 축소되고, 실업률은 2.8%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한국의 중장기 성장 전망이다. 정규철 실장은 "2~3년 후부터는 성장률이 2%대보다는 1%대를 기록할 것"이라며 중장기적 성장세 둔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