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12일 발표한 '2024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안전 체감도가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국민의 비율이 28.9%에 그쳐 2년 전 대비 4.4%포인트 감소했으며, 이는 2018년 수준으로 후퇴한 수치다.
이러한 안전 체감도 하락은 최근 2년간 발생한 대형 안전사고와 잇따른 흉악범죄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2022년 10월 159명의 사망자를 낸 이태원 압사 참사를 비롯해, 2023년 7월 오송역 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14명이 목숨을 잃었다. 또한 광주 학동 건물 붕괴 사고와 이천 물류창고 화재 등 대형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미래 전망도 비관적으로 나타났다. 5년 후 사회가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2.9%로 2년 전보다 9.7%포인트 감소한 반면, 더 위험해질 것이라는 응답은 30.0%로 8.5%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20대의 경우 미래 위험 전망이 32.0%로 가장 높았다.
사회 불안 요인을 살펴보면 성별에 따른 인식 차이가 뚜렷했다. 남성은 국가 안보(18.3%)를, 여성은 범죄(22.4%)를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이는 최근 강남역 묻지마 폭행, 부산 서면 지하상가 흉기 난동, 인천 모텔 살인사건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 범죄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개인정보 보안에 대한 우려다. 개인정보 유출이 '안전하지 않다'는 응답이 57.8%로 '안전하다'는 응답(13.6%)의 4배를 웃돌았다. 이는 AI 기술을 활용한 딥페이크 범죄가 급증하고, 미성년자 대상 디지털 성범죄가 6년 새 22배나 증가한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야간 보행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했다. 13세 이상 인구 중 30.5%가 밤에 혼자 걸을 때 불안을 느낀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2년 전보다 0.9%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불안 요인으로는 미디어를 통한 사건사고 노출(46.3%), 인적 드문 환경(26.4%), 안전시설 부족(16.9%) 등이 지적됐다.
한편, 코로나19의 영향력 감소로 신종질병에 대한 불안감은 2년 전보다 13.1%포인트 감소한 7.9%를 기록했으며, 먹거리 위생과 식량안보, 국가 안보 등의 영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이 우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