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 ‘퀴어신학’ 이단 결의… NCCK 탈퇴 않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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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총회 둘째날 이대위·NCCK 대책위 보고
 기감 행정총회가 진행되는 모습.©노형구 기자

기독교대한감리회 제36회 행정총회가 30-31일 서울 광림교회(담임 김정석 목사)에서 ‘희망, 도약, 동행-새로운 감리교회, 하나 된 감리교회(엡 4:4)’라는 주제로 열렸다.

둘째날인 31일, ‘퀴어신학’을 이단으로 규정하는 결의안이 통과됐다. ‘기감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에 잔류하되, 복음적인 실행위원을 파송해 올바른 방향으로 견인하자’는 NCCK 대책연구대책위원회(위원장 박정민 감독, NCCK 대책위) 보고가 통과됐다. NCCK 대책위는 지난 2022년 제35회 행정총회에서 “차별금지법 등을 지지하는 NCCK에서 탈퇴해야 한다”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자 구성된 단체다.

지난 9월 24일 기감 제35회 총회 이단대책위원회(위원장 이용원 감독, 이하 이대위)는 ‘퀴어신학’을 이단으로 규정했다. 이대위원장 이용원 감독은 이날 보고에서 “퀴어신학은 ‘퀴어+신학’의 합성어로 퀴어는 ‘이상한’ ‘괴상한’ 의미를 띈다. 현재 동성애 양성애 성전환자 등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며 “퀴어신학의 예는 다음과 같다.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을 동성애가 아닌 이방인을 학대하는 죄로 인함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나오미와 룻의 관계를 레즈비언의 관계로, 백부장과 종의 관계를 남성 간 동성애 관계로 규정했다. 퀴어신학의 이단성을 요청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리와 장정, 웨슬리 신학, 성경이 동성애를 죄라고 말함에도 퀴어신학은 이를 미화하고 있다”며 “또한 퀴어신학은 반기독교적 사상,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아울러 타 교단은 퀴어신학을 이단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평화의교회 담임 박경양 목사는 “퀴어신학을 이단으로 규정하려면 몇 가지 전제가 있어야 한다. 퀴어신학이 교리와 장정, 감리회 신학지침, 감리회 신자들의 신앙에 위해를 끼치는가를 따져야 한다. 기감 이대위에서 퀴어신학에 대해 이단 결의를 했다면, 이에 반대된 의견도 충분히 들어야 한다”며 “감리교는 성서 문자주의를 배격한다. 이에 대해선 감정적인 해결보단,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토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총회 연회원들은 박 목사의 발언에 중지하라며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그러자 총회 동성애대책위원장 김찬호 감독은 “(박경양 목사의) 말은 가하지 않다. 그는 퀴어축제에서 동성애 축복식을 해서 고발당한 상태다. 퀴어신학은 기감 이대위에서 조사한 심각한 이단이다. 성경에 위배된다”며 “퀴어신학은 삼위일체를 다자간 성교의 결과, 예수 그리스도를 게이로, 성령 하나님을 동성애를 가능케 하는 분 등으로 여긴다. 퀴어신학은 삼위일체를 곡해하고 있다. 이번 행정총회에서 퀴어신학을 이단으로 결의해야 한다”고 했다.

중앙연회 송상면 연회원은 “교리와 장정에 내년 입법의회에서 해당 내용을 꼭 수록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해서 동의하자”고 했다. 연회원들의 동의와 제청으로 해당 안건이 통과됐다.

이어진 NCCK 대책위 보고에서 위원장 박정민 감독은 “기감은 NCCK에 실행위원들과 대의원을 파송할 때, 보다 복음적이고 중립적인 위원들을 파송하기로 하자”고 했다. NCCK에서 탈퇴하지는 말자는 것이다. 이어 “NCCK 내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성경적이고 반복음적인 일체의 행위들을 사전에 예방하고 복음적 연합운동의 주체가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NCCK 대책위는 WCC와 NCCK 탈퇴 이유로 제기된 ‘▲반성경적이고 교리와 장정에 위배된다 ▲용공성을 지향한다 ▲동성애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지지한다’에 대해 아래와 같이 연구결과를 보고했다.

박정민 감독은 ‘WCC와 NCCK의 종교다원주의 지지 의혹’에 대해선 “WCC와 NCCK 측은 종교다원주의를 지지하지 않다고 했다. WCC의 조직 목적은 전쟁, 기아 등 당면한 문제에 대해 타 종교와의 대화를 통해 해결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WCC의 종교다원주의를 촉발한 정현경 교수의 초혼제에 대해선 WCC 내부에서도 비판 입장이 들끓었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NCCK 대책위는 WCC와 NCCK의 에큐메니칼 운동을 통한 교리 통합 문제에 대해선 우려가 되지만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기엔 무리”라며 “WCC는 위 문제점 제기에 대해서 WCC 전체 의견이라고 보기엔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WCC 내부엔 다양한 교파들이 참여하기에 회원교회들 사이에서 불일치로 이어질 수 있지만, 상호 존중과 대화를 통해 전쟁, 종교적 갈등 등을 해결하려 한다고 주장했다”고 했다.

박 감독은 ‘WCC와 NCCK의 용공성’에 대해 “탈퇴 측 주장으로는 이들 단체들이 한반도 평화라는 미명 하에 북한의 김일성 3대 세습 독재 정권의 인권 말살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는 의견”며 “그러나 WCC와 NCCK는 내부의 공산권 국가의 참여가 공산주의 동조가 아닌 그 국가 안에서 기독교인들이 박해받는 상황을 알리고,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는 주장”이라고 했다.

그는 또한 “WCC는 한국전쟁 당시 북한의 남침을 규정하고 UN의 참전을 촉구했으며 중공군 공격이 거세지자 휴전 등을 촉구했다고 주장했다. 대한민국 등 제3세계의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인권과 민주화운동을 지원하면서 반대급부적으로 독재 권력은 이것을 용공 프레임으로 활용했다고 주장했다”며 “NCCK는 한반도 평화 통일 사역에 힘써왔고, 북한의 인권상황과 3대 세습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NCCK 대책위는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NCCK와 WCC가 북한의 인권유린과 3대 세습에 대해선 매우 소극적인 대응을 했다”며 “이에 대한 적극적인 바판과 개선을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WCC와 NCCK의 ‘동성애와 포괄적 차별금지법 입장’에 대해선 “NCCK와 WCC는 공식 입장으로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다만 동성애자들의 인권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NCCK는 현재 추진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보다 심화된 사회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라고 했다.

아울러 “NCCK 대책위는 NCCK와 WCC 내부에선 다양한 교파가 존재하고, 동성애 관련 서로 다른 의견들이 존재한다고 본다. 이것은 NCCK와 WCC가 동성애 문제에 대해 어떤 결정된 입장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며 “NCCK 산하 조직인 ‘NCCK 인권센터’가 NCCK 이름으로 활동하며 동성애 지지 활동을 한 것은 NCCK의 해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가운데 ‘NCCK 인권센터’는 ‘한국교회 인권센터’로 명칭이 변경됐다. 그간 ‘NCCK 인권센터’는 NCCK와 완전히 독립된 기관이었음에도 그 명칭으로 인해, 인권센터 활동이 NCCK 활동으로 오해를 받아온 데 따른 조치”라고 했다.

이철 감독회장은 “오늘 총회에서 퀴어신학을 이단으로 규정했으니 이러한 기준으로 NCCK를 예의주시해서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그때 탈퇴를 결의하자. 지금은 NCCK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기감이 유도하자”고 했다.

그럼에도 이날 총회에선 “NCCK의 그간 행보를 보면 탈퇴해야 한다.” “NCCK를 우선 탈퇴하고, NCCK가 바뀌면 그때 들어가면 된다.” 등의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중앙연회 김종연 연회원은 “NCCK를 살리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 될 수 없다. 오늘 NCCK 대책위에선 기감이 NCCK에 그간 진보적 실행위원을 파송해서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복음적 인사를 보내도 140년 동안의 NCCK 인사 카르텔을 이겨낼 수 없다”며 “그간 NCCK가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인사를 기감이 파송해서 결국 이런 결과가 나왔다. 그래서 타 교단처럼 기관 파송위원회를 꾸려서 복음적 인사를 NCCK에 파송하도록 하자”고 했다.

한편, UMC와의 교류 단절 및 그에 따른 교리와 장정 개정 안건은 부결됐다. UMC는 올해 5월 총회에서 동성애자 목회자에 대한 안수를 공식 허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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