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소형원전의 위험 징후를 2초 내에 감지할 수 있는 원격 감시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전력 수요 증가에 대비해 소형원전 개발에 나서는 가운데, 원전 관리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UNIST는 24일 기계공학과 정임두, 김남훈 교수(인공지능대학원 겸직)와 국립경상대학교 김형모 교수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소형원전 스마트 부품 시스템을 공개했다. 이 시스템은 광섬유 센서가 내장된 스마트 부품이 수집한 데이터를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이상 상태를 즉각 경고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연구진은 DED 프린팅 방식을 활용한 스마트 금속 부품 제작 기술과 광섬유의 연속적 다중 변수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AI 기술을 결합했다. 특히 광섬유 센서를 금속 부품 내부에 유연하게 내장함으로써 원자로의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작동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AI는 광섬유 센서가 감지한 여러 위치의 열변형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며, 증강현실(AR) 기반 디지털 트윈 환경에서 원격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번 기술 개발은 소형원전의 특성을 고려할 때 더욱 의미가 크다. 초소형 원자로는 규모가 작아 전력이 필요한 시설 인근에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안전한 운영이 더욱 중요해진다. 새로 개발된 시스템은 사람이 감지하기 어려운 원전 내부의 열변형과 위험 징후를 AI가 상시 정밀 모니터링함으로써, 차세대 소형 원자로의 안전성과 상용화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정임두 교수는 "기존의 점검 방식이 가진 접근성, 시간, 비용 측면의 한계를 AI 융합 기술로 해결했다"면서 "이 기술은 원자력 분야뿐만 아니라 자율 제조 시스템, 항공 우주, 첨단 국방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 성과는 제조 분야의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버츄얼 앤 피지컬 프로토타이핑'(JCR 상위 7% 이내)에 지난 10일 게재됐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과 정보통신기술기획평가원,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