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젊은 세대의 통일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경제적 손익계산을 넘어선 도덕적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워싱턴DC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에서 진행된 강연에서다.
김 장관은 통일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젊은 층을 향해 "한국인에게 통일은 도덕적 의무"라고 역설했다. 특히 미국 링컨 대통령의 노예해방 사례를 언급하며 "정치적 편익이나 경제적 이해득실보다는 보편적 인권과 도덕적 의무의 관점에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의 '2024 통일 의식 조사'에 따르면 20대의 47.4%가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반면, 필요하다는 응답은 22.4%에 그쳤다. 이처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통일 회의론에 대해 김 장관은 "통일 문제를 지나치게 경제적 이해득실의 관점에서 접근해온 것이 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경제적 차원에서 보면 통일 비용 등의 결과에 대해 논란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지난 70년간 분단 상태에서도 민주화와 경제 성장을 동시에 이룬 한국인들의 역량이라면 통일 과정의 어려움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들에게 통일을 도덕적 의무와 가치 지향적 관점에서 더 분명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 시점에서는 즉각적인 통일 논의보다 북한에 대한 억제력 확보가 더욱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현재 남북 대화가 중단된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한미 동맹 강화를 통한 확고한 억제력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억제력을 갖춰놓고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기도의 대북전단 살포 방지 조치에 대해서는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한 남북관계발전법 조항이 위헌으로 판결났으며, 정부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반대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명했다. 북한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위한 군병력 파견 의혹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인지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확인해줄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