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교육감, 청소년 유해도서 논란에 “연령대 맞는 독서지도 필요”

사회
사회일반
노형구 기자
hgroh@cdaily.co.kr
22일 국회 교육위 국정감사서 밝혀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서울시교육청, 경기도교육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2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기도교육청이 공개한 지난해 ‘청소년 유해도서 폐기 현황’ 목록을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이 목록엔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포함되기도 했다.

정을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기도교육청에서 받아 이날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기도교육청의 권고로 경기권 각 학교 도서관 운영위원회에서 자체 판단하에 소장 도서 중 청소년 유해도서로 선정한 전체 도서 수는 총 5,857권으로 나타났다. 경기권 전체 초·중·고등학교 2,490곳에서 제적 및 폐기한 도서 수는 2,517건, 열람 제한 도서 수는 3,340권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교육청은 각급 학교들에 권고 성격으로 보낸 해당 공문에서 청소년유해도서 선정 여부와 관련 청소년유해매체물의 심의 기준 등을 참조할 것도 명시했다. 이 가운데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청소년 유해도서로 선정해 폐기한 학교는 성남 소재 S여고, 열람제한한 학교는 용인 소재 S중·여주 소재 Y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작년 경기 청소년 유해도서 현황 목록에 포함된 것을 두고 논란이 되기도 했다. 소설 ‘채식주의자’는 주인공 영혜와 형부가 성관계를 맺거나 주인공의 자살충동 등의 내용도 포함돼 있다.

정을호 의원은 경기도 각급 학교의 청소년 유해도서 선정 작업과 관련 “도서 검열”이라고 질의하자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학교 도서에 대한 구입이나 폐기 여부는 각급 학교도서관심의위원회의 전적인 권한”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도교육청이 ‘청소년 유해도서 선정 기준’을 제시해 이에 따라 도서를 폐기하거나 열람제한할 것을 각급 학교에 강요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경기도교육청에서 성폭력이나 인종차별 등 학교에서 그런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주의를 환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집에서 TV를 봐도 19세 시청제한등급의 프로그램이 있듯이 아이들에게도 읽히기엔 시기상조인 책도 포함돼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서교사를 통해 각 연령대에 맞지 않는 도서 대출이 이뤄질 경우 독서지도가 필요하다”며 “학부모·종교 단체에서 문제를 제기했고, 이에 대해 교육청에서 교육적 차원에서 주의를 환기하자는 취지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정을호 의원은 질의 서두에서 “경기도교육청이 시대착오적 발상으로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작품(한강의 채식주의자)를 폐기하고 특정 극우 보수 개신교 세력에 의해 교육 현장이 장악되는 현실을 목도할 수 없다”고 말했는데, 이에 대해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은 “극우가 한국사회에서 오남용되고 있다. 극우란 폭력성을 수반하는 단체를 표현할 때 쓰는 용어”라고 했다.

이어 “어느 개신교 단체들이 폭력성을 행사하는가. 크리스천들에게 극우를 붙이는 것은 모욕일 수 있다”며 “과장해서 한 집단이나 종교인에 대해 함부로 극우 용어를 써서 그들에 모욕감을 줘선 안 된다. 용어 사용을 잘 해달라”고 했다.

#경기도교육감 #임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