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는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에서조차 가족돌봄휴가 사용률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잡월드는 3년 연속 가족돌봄휴가 사용률이 '0%'를 기록해 눈길을 끈다.
21일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6월까지 한국잡월드에서 가족돌봄휴가를 사용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가족돌봄휴가는 2020년부터 도입된 제도로, 근로자가 가족의 질병, 사고, 고령 또는 자녀 양육 등의 이유로 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제도다. 그러나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에서조차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잡월드와 함께 기타 공공기관으로 분류되는 사회적기업진흥원과 건설근로자공제회의 경우에도 사용률은 매우 낮았다. 특히 사회적기업진흥원의 경우, 2022년과 2023년 6월까지 사용률이 0%로 집계되었다.
건설근로자공제회는 남성 근로자의 사용률이 2022년 0%, 2023년 1%, 2024년 6월 기준 0%로 나타났으며, 여성 근로자는 2022년과 2023년 모두 4%, 2024년 6월 기준으로는 2%를 기록했다. 이는 남성과 여성 모두 가족돌봄휴가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준정부기관인 고용정보원의 가족돌봄휴가 사용률도 마찬가지로 낮았다. 남성 근로자의 경우 2022년과 2023년에 0.4%, 2024년 6월까지는 0%로 나타났으며, 여성 근로자의 경우 2022년에는 0.4%, 2023년에는 5.7%, 2024년 6월까지는 1.6%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산업안전보건공단, 산업인력공단, 장애인고용공단, 고용노동교육원 등의 공공기관 역시 10%대에 머물렀으며, 근로복지공단과 한국기술교육대학교는 상대적으로 높은 20% 수준으로 나타났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가족돌봄휴가는 연간 최대 10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공기관에서 실제 사용 기간은 법에서 보장하는 10일에 미치지 못했다. 대부분의 기관에서 평균 사용 기간은 1~3일 사이에 그쳤다.
정부는 올해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에서 가족돌봄휴가 확대 등의 방안을 포함시켰으나, 공공기관 내부에서조차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태선 의원은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이 일과 가정 양립을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돌봄휴가를 사용하면 불이익을 받을까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면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