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단면, 영화 ‘이세계소년’

세이브더칠드런, 제작발표회 개최

"발달장애, 다른 것이 아니라 조금 느릴 뿐"
배려·포용 있는 '통합교육' 이점 다룬 다큐도

'이세계소년' 제작발표회 현장 ©백선영 기자

발달장애아동의 시각으로 바라본 현실과 더불어, 장애를 대하는 우리 사회 모습을 담아낸 영화 '이세계소년' 제작발표회가 18일 서울 서대문구 라이카시네마에서 열렸다.

우리나라 국민 100명 중 5명이 장애인이다. 몇 년새 발달장애인 증가폭과 더불어, 특히 자폐성 장애는 훨씬 유병률이 커졌다. 특히 국내 연구에서는 7-12세 아동의 2.64%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발달장애인은 25만명이며, 이중 25% 정도가 아동이다.

'이세계소년'은 세이브더칠드런 아동권리영화제 10주년을 맞아 제작한 오리지널 필름이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김성호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제작비를 모금했다. 발달장애아동의 시선으로 바라 본 세상과 학급 내 동급생들과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SF 요소가 가미된 이 영화에서는 어떤 사건을 통해 '지우'가 한발짝 성장하는 동시에, '지우'의 주변인과 아이들을 대했던 어른들도 인식이 변화하며 함께 성장하게 되는 감동 스토리이다.

'이세계소년' 제작발표회가 열렸다.(왼쪽부터 주성철 씨네플레이 편집장,김성호 감독, 김진영 배우, 금해나 배우) ©백선영 기자

이날 영화 상영 후, GV가 있었다. GV는 주성철 씨네플레이 편집장의 사회로 진행된 가운데, 김성호 감독, 그리고 발달장애아동 '지우'를 연기한 김진영 배우, '전 형사' 역을 맡은 금해나 배우가 관객들에게 제작 일화와 소감을 전했다.

김성호 감독은 "'이세계'라는 단어는 의미상 다른 세계이기도 하며 글자 그대로 지금 이 세계를 뜻하기도 하다. 요새 미디어나 정보가 넘쳐나서 사람들이 다 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보면 각자 세계에 갇혀 있을 때가 많다"면서, "'이 사람은 여기만', '저 사람은 저기만' 아는 그런 결을 '레이어'라고 부르는데 그런 촘촘한 레이어들을 30분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다 담기가 어려웠다. 학생, 학부모, 선생이 등장하는 데, 서로 다른 생각들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들의 대사와 행동을 균형있게 보여주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끔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주인공 '지우'를 연기한 김진영 배우는 "발달장애 아동은 절대 다른 게 아니고 좀 느린 것뿐이다. 발달장애 아동한테도 기회를 줘야 된다는 것을 사회에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흐름 상 하이라이트가 되는 교실 장면에 대해 금해나 배우는 "의도와는 다르게 눈물이 나온 것은 자기반성에 의한 자연스러운 눈물이었다. 눈물은 대본에 없었다"면서, "장애아동 학급 선생님과 연극치료를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알게 된 것들과 쌓았던 추억들이 좋은 경험이 되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제작발표회 이후에는 '이세계소년' 외전으로 장애통합교육 다큐멘터리가 상영됐다. 김성호 감독이 통합교육 학급반 학생들을 만나서 담은 다큐멘터리가 상영됐다. 다큐에서는 장애 학생을 일반 학급에서 같이 수업을 받게 하는 '통합교육'의 현실을 보여준다.

통합교육 학급의 한 담임은 "경험 상 일반학급과 통합학급을 비교하면, 일반학급은 경쟁적이고 공격적인 반면에 통합교육은 학급에 장애 학생이 있으므로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따뜻하고 배려한다. 함께 가야 하기 때문이다"면서, "그 과정에서 장애아동도 성장하지만 다른 아이들도 굉장히 성장하고 또 함께 가고 있다는 것에 성취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 제10회 아동권리영화제는 오는 11월 한달 간 진행된다. 수상작 6편을 온·오프라인으로 만날 수 있다.

'이세계소년' 포스터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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