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진 세상에 치유를 향한 '갈망'
20C 소련 감독 타르콥스키 특별전도
개막작 <저니 투 베들레헴>
폐막작 <프로이트의 라스트세션>
제21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가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신촌에 위치한 기독교 전용관 필름포럼에서 열린다. 개·폐막작을 포함한 14편의 영화·시네토크·GV가 마련됐다.
지난 15일 오후, 이화여고 백주념기념관 화암홀에서 개막식이 열렸다. 사회는 이무영, 추상미 공동집행위원장이 맡았다. 임성빈 조직위원장은 "이제 우리는 경계를 넘어서 새로운 시선으로 현재 위기의 시대를 건너보려고 한다"며 개회를 선언했다.
이번 영화제 주제는 '갈망'(longing for)이다. 참되고 선한 세상을 향한 '갈망'을 영화로 이야기하고 꿈꾸는 것이다. 추상미 공동집행위원장은 "우리는 지금 깨어짐과 무너짐 속에 탄식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탄식은 치유와 회복에 대한 기다림의 외침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집행위원장 성현 목사(필름포럼 대표)는 "우리는 기독교 영화제로서 21년간 많은 부분을 섬겨주는 분들이 계신다. 이 시간 동안 기독교 정신을 함께 배우고 익히며, 이제는 사회 곳곳에 영향력을 펼쳐 주시고 계시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필레마 우창록 이사장은 2008년(6회)부터 2023년(20회)까지 집행위원장을 맡아온 배혜화 교수(전주대 영화방송학과)에게 공로상을 수여했다. 배 교수는 "작지만 귀하고 의미 가득한 영화제가 되도록 함께 하겠다"면서, 이 사역에 동역하고 있는 임원, 위원, 스탭, 지인들에게 일일이 감사를 표했다. 배 교수는 앞으로 임성빈 전 장신대 총장과 함께 공동조직위원장으로 섬기게 된다.
이날 개막 축하공연으로 뮤지컬 배우 선우가 'Never Enough'(영화 위대한 쇼맨 OST) 등을 열창했다.
조현기 수석 프로그래머는 개막작, 폐막작을 소개했다. 이번 21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 개막작은 영화 '저니 투 베들레헴'(Journey to Bethlehem)이었다. 참된 왕의 탄생을 앞두고 각각의 인물들이 갖는 두려움과 갈등, 기다림과 순종의 사연을 춤과 노래로 표현한 뮤지컬 영화이다. 유대 베들레헴에 임했던 구원과 평화의 노래가 이천 년이 지난 오늘 이 땅에도 생생히 울려 퍼지길 바라며 개막작으로 꼽았다. 조현기 프로그래머는 이 영화를 기독교판 '라라랜드'라고 표현하며,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로 소개했다.
마지막 날을 장식할 폐막작은 '프로이트의 라스트 세션'(Freud's Last Session)이다. '만약 프로이트가 C.S 루이스와 대화를 나눈다 어떨까'하는 상상에서 출발했다. 맷 브라운이 감독하고, 안소니 홉킨스와 매튜 구드가 각각 프로이트와 C.S 루이스로 열연했다. 신의 존재, 사랑과 성, 삶과 죽음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깊이 있고 유머스러한 대화를 나누며, 인간 실존에 대한 예리한 성찰을 보여 준다.
올해 아가페 초이스는 △땅에 쓰는 시 △닥터 코토 진료소 △오, 주님 △대답이다. 필름포럼 초이스는 △그녀에게 △해야 할 일 △타인의 삶이다. 일부 영화는 감독이 참여하는 GV(Guest Visit)가 예정됐다.
또한 올해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활동한 소련의 영화감독 안드레이 타르콥스키 특별전을 마련했다. 20세기 러시아를 넘어 전세계 영화예술의 부흥을 이끌었던 영화 감독이다. 영화 '희생'(Offret), '타르콥스키, 기도하는 영혼'(Andrei Tarkovsky. A Cinema Prayer) 등을 상영한다. 영화 '희생'은 관람 후 조현기 프로그래머와 한상훈 평론가의 시네토크가 진행된다.
그리고 폴란드 출신으로 20세기 동유럽 예술영화계를 대표하는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크쥐시토프 키에슬로브스키 특별전도 선보인다. 프랑스의 세 가지 색인 파랑, 흰색, 빨강을 소재로 한 3부작 영화 시리즈를 만날 수 있다. 블루(자유), 화이트(평등), 레드(박애)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된 작품이다. '세가지 색: 블루' 편 영화 상영 후, 윤성은 평론가와 송경원 평론가의 시네토크가 준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