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부동산 시장의 민감성을 강조하며, 기준금리를 50bp 인하할 경우 부동산 수요층이 이를 기회로 삼아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상승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 총재는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이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50bp 인하를 고려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면서, "부동산은 한번 가격이 상승하면 다시 하락하기 어려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의 기대 심리를 잘 조정해야 한다는 금통위의 판단을 강조했다. 이는 금리 인하가 자칫하면 부동산 시장의 과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이 총재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고금리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높은 가계부채의 유지가 중장기적으로 더 큰 경제적 고통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을 취해 달라는 요청을 덧붙였다. 금리 인하는 단기적으로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 수 있지만, 가계부채 문제와 부동산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발언은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 중 하나인 높은 가계부채와 이를 둘러싼 금리 정책의 복잡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가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더라도, 중장기적인 경제적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이 총재는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고금리로 인해 은행만 이익을 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은행의 과도한 이익을 규제하는 '횡재세' 도입에 대해 "경제 원칙에 어긋난다"고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이는 시장 경제의 원칙을 존중하면서도, 고금리로 인한 경제적 불균형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세금 부과 방식을 고려하는 것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어 민주당 오기형 의원이 지적한 가계부채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는 은행들의 부동산 대출 관행에 대한 경고를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은행들이 쉽게 부동산 대출 영업을 지속한다면, 향후 10~20년 내 부동산 가격 변동 시 은행 역시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은행 스스로 대출 구조를 변화시킬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는 한국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금융권 내부의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