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라인'에 대한 인적 쇄신을 연일 요구하면서 정치권이 격랑에 휩싸였다. 한 대표는 구체적인 대상을 거론하지 않았으나, 친한동훈계 인사들이 대통령실 내 김 여사의 측근 그룹을 지칭하는 '한남동 라인'을 겨냥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한 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그런 라인은 존재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김 여사가 공적 지위가 없는 인물임을 강조하며, 이러한 라인의 존재가 국민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신뢰를 해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 대표는 김 여사를 향한 발언 수위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이는 10월 16일로 예정된 재보궐 선거 결과에 따라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달라질 수 있음을 인식하고, 민심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또한, 재보선 이후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를 염두에 둔 전략적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대통령실 비서관과 행정관 중에 김 여사 라인으로 인식되는 사람이 7명 정도 있다"며 이들에 대한 인적 쇄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 역시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표의 인적 쇄신 대상이 '한남동 라인'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친윤계에서는 강한 반발이 일고 있다. '원조 친윤'으로 불리는 권성동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 대표와 친한계를 강하게 비판했다. 권 의원은 이를 "얄팍한 정치공학"이라고 지칭하며, 과거 정부의 실패 사례를 들어 당정 갈등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권 의원은 "윤석열 정부를 비난하며 자기 세를 규합한다고 해서 장밋빛 미래가 절로 굴러오는 것이 아니다"라며, 한 대표의 행보가 과거 정부의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대통령실의 라인은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최종 인사 결정권자는 대통령이다"라며 "여사 라인이 어디 있나. '김대남 유언비어' 같은 이야기들을 언론들이 자꾸 확대해서 쓰고 그러면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