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에 사로잡힌 현대 청년들에 던지는 ‘회복’의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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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영 기자
sybaek@c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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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가치’ 좇아 하나님 따라 살게된 한 남자의 삶, 연극 ‘리턴’
연극 '리턴' 기자 간담회 ©백선영

'보여지는 삶'을 살다가 '보이지 않는 것'을 좇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리턴'이 오는 21일과 28일, 공연의 성지 서울 대학로에서 막을 올린다.

김성한 전도사(YDP하나교회)의 실제 삶의 이야기를 각색한 연극 '리턴' 간담회가 14일 서울 혜화동 대학로에 위치한 올래홀에서 열렸다. 주인공 '김승용'의 실제 주인공인 김 전도사와 연출을 맡은 배우 김득수, 음악감독 송진석이 자리 해 작품을 설명했다.

대학로에서 성극은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성극이 대학로에 진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현실 속에서, 이번 작품은 이미 전석 매진 상태다.

한때 성탄절 시즌이 되면 복음이 담긴 연극이나 뮤지컬이 교회 안팎에서 열리곤 했다. 성탄 성극인 '빈 방 있습니까'는 40여년 간 꾸준한 사랑을 받은 대표 성극이다. 예전에는 '예수', '죄인'과 같은 단어나 극중 역할이 뚜렷이 드러나곤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지금, 기독교 문화콘텐츠 역시 간접적인 방식으로 복음을 전하는 것으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이 연극 역시 비기독교인들도 부담없이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소개할만 하다. 현대를 겪고 있는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을 뿐 아니라 현대인이라면 품게 되는 치열한 고민에 대해 하나의 길을 해답으로써 생동감 있게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극 '리턴' 주인공인 김성한 전도사가 극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백선영

직접 각본을 쓴 김성한 전도사는 "작품 제작의 주안점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청년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있었다. 다른 지표나 통계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물질주의의 강도가 굉장히 높다. 물질에 대한 집착이 크다는 얘기이다"면서, "이 작품에도 여느 사람들처럼 돈과 인간적 욕심을 따라 사는 주인공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도사는 "이 연극은 어떻게 주인공이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쫓아 하나님을 따라서 살게 되었는지 그 '터닝포인트'에 대한 이야기이다. 불신자에게 삶의 의문점을 하나님과 어떻게 연결지을 수 있을지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이다"면서, "인간은 하나님을 만나면 개인적인 회심과 동시에 굉장히 내면에 인격적인 변화를 겪는다. '나도 저렇게 보이지 않는 가치에 투신하는 삶을 살아내 보고 싶다'는 그 마음의 열망이 청년들 안에 있다는 것을 나는 보았다. 다만 그렇게 살아온 삶에 대한 실례를 접하지 못해 주저하고 망설이는 것 같았다"고 부연했다.

청년 세대에 대한 안타까움과 소망을 드러낸 김 전도사는 "청년을 대상으로 사역을 하다 보니 이들과 얘기하다 보면 정신적, 심리적인 문제가 생각보다 더 복잡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요새 청년들에게 세 가지가 없다"며, "첫째, 멘토가 없다. 둘째, 비전이 없다. 셋째, 기준이 없다. 이러한 상황 속에 그 보이지 않는 가치에 내 인생을 던졌을 때 내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그 과정을 담고 싶었다. 극중 수많은 사건과 사고 안에 복음 메시지가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연극 '리턴' 기자 간담회 (왼쪽부터 연출 김득수, 김성한 전도사, 음악감독 송진석) ©백선영

이 시대 문화 사역의 중요성을 강조한 김 전도사는 "어느 정치가의 말 한마디 보다, 가끔은 노래 한 곡, 영화 한 편이 더 큰 울림을 준다"며, "노래나 영화는 지구 반대편에서도 접할 수 있다. 복음 전달 사명을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작품은 세상의 작품과 비교했을 때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첫 술엔 배부를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믿고 기대하고 보셔도 된다고 말씀 드리겠다. 극본을 쓰고 다듬으면서 혼자서 너무 많이 울었다. 여기에 개인적인 가족사, 한국의 현대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우리 가족 전체가 구원 받는 데 30년이 걸렸다. 제 실제 삶을 직접 담았기 때문에 임팩트가 있지 않을까 여긴다"고 덧붙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 김 전도사는 제사 씬을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의 많은 가정에 여전히 유교 문화가 남아있듯 우리집도 그러했다. 일년에 제사를 네다섯 번 드렸다"면서, "일가친척이 한자리에 모이는 공적이며 엄숙한 그 자리에서 둘째 형이 절을 안 하기로 선언하며 온 집안이 발칵 뒤집힌다. 이 씬이 가장 격렬하고 전개상 고조로 이끄는 장면이다. 하지만 이 실제 사건을 계기로 나, 어머니, 첫째 형도 하나님을 영접했고, 결국 아버지도 나중에 병상에서 신을 벗고 내려와 침례 받고 구원 받으셨다"고 소개했다.

연극 '리턴' 중 한 장면 ©주최측

이번 작품에서 연출을 맡은 배우 김득수는 "이번 작품의 대사가 생생하다는 평을 많이 들었다"며, "연기에 있어서 가장 주력 요소는 '화술'이다. 처음에 11명의 배우들에게 대본이 없는 상태에서 상황을 주고 일부러 즉흥적으로 대사를 하도록 했다. 이는 무엇보다 생생한 자신의 언어를 쓰게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화술은 '나'로부터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온 가안의 대본이 재구성을 거쳐 작품으로 완성됐다. 특히 연습시간 중 오후 7시부터 8시는 항상 예배의 시간으로 가졌다. 그만큼 기도하면서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무대 연출에 대해 배우 김득수는 "요새 일반 대중들의 눈높이가 상당히 높아졌다. 이곳에 있는 조명과 음향을 최대한 활용했다"면서, "무대 중간을 양쪽 벽 사이가 비어있다. 이것은 일종의 연출에 가깝다. '성령의 임재'를 상징하며, 동시에 성경에서 말하는 '좁은 문'처럼 보여지길 원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형제가 만나는 장면이나 주인공이 성경구절을 듣고 낯설어 하는 모습들은 관객들과 함께 고민하며 답을 찾아가는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아버지의 사망선고, 주인공의 교통사고 이외에도 가상이지만 여자친구와의 이별과 같은 희극적인 요소가 더해져 재미, 감동 그리고 영성까지 세 가지가 버무려진 작품이다. 비신자에서 신자가 되어가는 실제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에 비신자들에게 더욱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고 표현했다.

연극 '리턴' 중 한 장면 ©주최측

송진석 음악감독은 "작품에 붙는 음악, 즉 배우들이 연기를 하는 작품에서 깔리는 음악은 작품과 한 옷을 입었을 때 가장 빛난다"며, "이 작품은 소극장에서 열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이 많고 작품 자체가 스케일이 크다. 총 30씬 정도 된다. 그렇기에 풍성하고 다양한 음악이 들어갔다. 40곡 정도 들어갔다. 그간 해온 수많은 경험을 살려 '다이내믹'을 많이 담아냈다. 기존 소극장에서 경험하지 못한 것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송 감독은 "이를 계기로 물꼬가 트여서 기독교 문화예술 영역에 지경이 확장되고 세대가 점점 악해지고 있는 가운데 선한 영향력을 퍼트리는 좋은 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 전도사는 "이 성극은 기독교인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성극이 요새 설 자리가 없다. 대학로에서는 사실 요새 받아주지도 않고 교회도 더 이상 성극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면서, "그런 점에서 우리의 작품이 하나의 중요한 사인이다. 대학로에서 다시 연극으로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중요한 기점이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인공 '승용'이 인생에서 '터닝 포인트'로 인해 변화한 이후의 삶을 그린 연극 '리턴 2'를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김 전도사는 "음악극처럼 뮤지컬과 연극의 중간 정도의 장르가 되는 작품이 될 것이다"고 귀띔했다.

연극 '리턴'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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