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제578돌 한글날을 맞아 한글의 세계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인공지능 시대에 걸맞은 한글 발전 방안을 제시했다.
한 총리는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글날 경축식 축사를 통해 한글이 직면한 현대적 도전과 미래 발전 방향을 밝혔다. 특히 우리말에 대한 무관심, 외국어와 외래어의 무분별한 사용, 신조어와 축약어의 범람 등 현재 한글이 마주한 어려움을 지적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의지를 강조했다.
한글의 세계적 우수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 총리는 "한글은 창제원리와 시기, 창제자가 명확히 전해지는 세계 유일의 문자"라며, 세계 각국 석학들이 인정하는 한글의 창의성과 과학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우수성을 바탕으로 세계의 알파벳이 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문자체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구체적인 한글 발전 정책도 제시됐다. 우선 세종학당을 통해 더 많은 세계인이 한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공공언어 개선을 위해 '외국어 새말 대체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한 한국어 생태계 구축 계획이다. 한 총리는 한글이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체계로 인공지능 시대에 적합한 문자라고 평가받고 있다고 강조하며, 초거대 인공지능 시장에서 한국어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고품질의 '한국어 말뭉치' 구축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어에 특화된 인공지능 기술 개발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 총리는 한글 창제의 근본 정신을 되새기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훈민정음 서문에 나타난 세종대왕의 민본, 민생, 위민 정신을 언급하며, 겨레의 얼과 정신이 담긴 문화창조의 원천으로서 한글을 계승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날 경축식에서는 주시경 선생과 헐버트 박사 등 한글 연구와 보급에 헌신한 선구자들의 공로도 재조명됐다. 이들의 노력이 오늘날 한글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문자가 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