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구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반독점 행위에 대한 규제 강화 의지를 천명했다. 김태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은 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행 3% 수준인 과징금 상한을 유럽처럼 1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국감에서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국내 차별 문제를 지적했다. 최 의원은 "구글과 애플이 미국 집단소송에서는 1조1000억원의 배상금 합의를 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680억원의 과징금조차 제대로 부과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국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통해 특정 결제 방식 강제를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구글과 애플이 이를 회피하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반면 유럽에서는 이들 기업이 외부 결제를 전면 허용하고 있어 국내 시장에 대한 차별적 대우가 두드러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 직무대행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정상화되면 최대한 신속하게 대처하겠다"며 "현재 내부적으로는 조사가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또한 "과징금 규모도 우리나라는 3%가 상한인데 비해 유럽은 10% 이상을 부과하는 경우도 있어, 법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직무대행은 규제 조치 지연이 결국 국내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표명했다. 많은 국민이 이용하는 플랫폼인 만큼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방통위는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 행위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가 정상화되는 대로 제재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통해 국내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방통위 한 관계자는 "이번 국감을 통해 드러난 글로벌 빅테크 규제 강화 필요성은 향후 관련 법제도 정비로 이어질 전망"이라며 "특히 과징금 상한 조정을 통해 실효성 있는 규제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