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시작되는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두고 여야의 대치 정국이 심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전면에 내세우며 공세를 준비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하며 맞대응하는 양상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야당 단독으로 김건희 여사 관련 인물 55명을 포함한 100명의 증인·참고인 채택안을 의결했다. 디올백 수수 사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천 및 인사 개입 의혹, 대통령 관저 이전 논란 등과 관련된 인물들이 대거 포함됐다.
주요 증인으로는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씨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채택됐다. 공천 개입 의혹 관련해서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과 명태균씨가, '한동훈 공격사주' 의혹과 관련해서는 김대남 SGI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위원이 증인으로 선정됐다.
행정안전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에서도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의혹과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 관련 증인들이 대거 채택됐다. 대통령실을 담당하는 국회 운영위원회도 오는 16일 증인 채택을 앞두고 있어, 김 여사 관련 증인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민주당은 '김건희 가족비리 및 국정농단 규명 심판본부'를 설치하고 김 여사 관련 의혹을 특검법 추진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부실 수사 의혹을 비롯한 각종 의혹을 부각시키며 맞불을 놓고 있다. 행안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노규호 전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부장을 증인으로 채택했으며, 법사위에서는 대장동 개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의 증인 채택을 추진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정쟁이 아닌 국익 우선 민생 국감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으나, 여야의 첨예한 대립 구도로 인해 이번 국감도 행정부 감시보다는 정쟁으로 흐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증인들의 채택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를 증인으로 부르려던 시도는 야당의 반대로 보류됐으며, 외교통일위원회에서는 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증인 채택을 놓고 여야가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