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를 재요청했지만,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이에 대한 불편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24일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간 만찬 자리에서 한 대표는 독대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다음 기회를 기대했으나, 대통령실 측은 그 요청 방식에 대해 다소 당황스러움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여당 대표와의 독대를 거부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시급한 현안이 많아 독대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독대 재요청에 대한 공식적인 수용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5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독대 요청이 어제 밤에 이뤄진 일인 만큼, 대통령에게 보고가 된 후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한 대표가 독대 요청을 ‘제3자’를 통해 전달하고, 다시 언론을 통해 이를 알리는 방식에 대해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 차례 독대 요청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신경전을 겪은 만큼, 이번에는 윤 대통령에게 직접 요청했어야 했다는 것이 대통령실 측의 의견이다.

특히 이번 만찬은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대화가 오갈 수 있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한 대표가 그 자리에서 독대를 직접 요청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만찬 자리에서 얼마든지 독대 요청을 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며, 한 대표가 만찬이 끝날 무렵 홍철호 정무수석에게 독대 요청을 전달한 것은 적절한 방식이 아니었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대통령의 모두발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한 대표 측의 주장은 오해라는 설명도 있었다. 만찬의 자유로운 대화 분위기를 위해 윤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준비하지 않은 것이지, 한 대표의 발언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만찬 후 산책 제안 역시 자연스럽게 독대를 위한 기회로 해석될 수 있었던 자리였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한 여권 관계자는 "산책길이 좁아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나란히 걷는 모습도 보였다"고 언급하며, 그때 독대를 제안했더라면 더 자연스러웠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표했다.

대통령실의 불편한 시각은 한 대표가 그동안 보여왔던 소통 방식에서 비롯된 것이 크다. 한 대표가 비대위원장 시절 이관섭 비서실장의 사퇴를 요구했던 폭로나, 고위 당정 회의 후 한덕수 총리에게 2026학년도 의대 정원 확대 유예를 제안하는 방식에서 나타났던 소통 스타일이 이번 독대 재요청에서도 반복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의 독대가 언제 성사될지는 불투명하다. 한 여권 관계자는 "여야 협의체와 같은 중요한 논의도 결과물을 일부라도 가져와서 논의하는 것이 순서"라며, "무엇보다 한 대표의 상대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이지 않나. 당정이 공조하여 야당과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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