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학교폭력 피해, 11년 만에 최고 수준… 심각성 증가

교육부, 2024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발표

최근 초·중·고등학생들의 학교폭력 피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학교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학생 비율이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심각한 폭력 사건으로 인해 징계 심의에 들어가는 사례도 3년 연속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올해 4월 15일부터 5월 14일까지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재학생 398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조사에는 재학생 중 81.7%에 해당하는 325만 명이 참여하였으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조사 참여율인 80%대 수준을 유지했다.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한 학생은 6만 8000명으로, 전체 조사 대상 중 2.1%에 해당하며, 이는 2013년 실태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학교폭력 피해 증가, 심화되는 현상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은 2013년 처음으로 2.2%를 기록한 이후 점차 하락하여 2017년 0.9%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2019년 1.6%를 기록한 후, 코로나19로 인해 등교가 제한되었던 2020년에는 0.9%로 잠시 하락했으나 2021년부터 다시 증가하며 2023년에는 1.9%, 2024년에는 2.1%로 4년 연속 증가했다.

특히 초등학교 4학년부터 6학년까지의 학생들 중 4.2%가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한 수치다. 중학생의 경우 1.6%, 고등학생은 0.5%가 학교폭력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학교폭력의 유형을 살펴보면, 언어폭력이 39.4%로 가장 많았으며, 그 비율은 지난해보다 2.3%포인트 증가했다. 그 외 성폭력(5.9%), 사이버폭력(7.4%), 집단 따돌림(15.5%), 금품갈취(5.4%) 등 다양한 형태의 폭력이 보고되었다. 반면 강요(5.7%), 신체폭력(15.5%), 스토킹(5.3%)은 다소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사이버폭력이 주목받고 있다. 사이버폭력을 경험한 학생 중 38.1%는 사이버 언어폭력을, 16.1%는 사이버 따돌림을 당했다고 응답했다. 사이버 명예훼손과 사이버 성폭력 또한 각각 16.6%와 5.5%의 비율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딥페이크와 같은 새로운 기술을 악용한 범죄가 늘어나고 있으나,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이러한 부분이 정확히 반영되기는 어려운 점을 지적했다.

◈징계 심의 증가, 학교폭력 심각성 반영

교육부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학교장이 자체 해결하지 못하고 징계 심의에 부쳐진 학교폭력 사건은 2023학년도에 2만 3579건에 이르렀다. 이는 2020학년도에 비해 약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증가 추세는 학교폭력 사건의 심각성이 점차 깊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피해를 입었다고 밝힌 학생들 중 92.3%는 교사 등에게 신고했다고 답했으며, 보호자에게 가장 많이 신고한 비율이 36.4%로 나타났다. 신고하지 않은 학생들의 경우, 사건이 커질 것을 우려하거나 큰일이 아니라고 생각한 이유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학교폭력을 목격했다고 응답한 학생은 325만 명 중 16만 3000명으로 5.0%에 이르렀다. 목격자 중 68.4%는 피해 학생을 돕거나 가해자를 말리는 등의 행동을 했으며, 이러한 대응률은 지난해보다 다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 학생들의 원인, '장난이나 이유 없이' 가장 많아

조사에 응한 학생들 중 1.0%에 해당하는 3만 1000명은 자신이 학교폭력 가해자였다고 응답했다. 그 중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 폭력을 가했다는 응답이 31.5%로 가장 많았으며, 그 외 '상대방이 먼저 나를 괴롭혔다'는 이유가 26.5%를 차지했다.

교육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내년 상반기에 '제5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신체 활동과 정서적 성장을 촉진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하며, 학교폭력 대응을 위해 학교폭력 전담조사관과 '학교폭력 제로센터' 설치 등을 계속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조사는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의뢰를 받아 전국의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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