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가사관리사 제도, 도입 초기부터 잡음

무단이탈, 임금 문제, 생활 제약 등 다양한 문제 제기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홈스토리생활 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관계자 간담회에서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실장, 한은숙 고용노동부 외국인력담당관, 외국인 가사관리사 자스민 에리카, 조안 등 참석자들이 대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도입한 필리핀 가사관리사 제도가 시행 초기부터 여러 문제점을 드러내며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시범사업 도입 3주 만에 근무지 무단이탈 사건이 발생하면서 제도의 관리 소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5일 연락이 두절된 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이 현재까지 복귀하지 않은 상태다. 이탈의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통금 등의 생활 제약이 주요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4일 열린 서울시 외국인 가사관리사 관계자 간담회에서 한 가사관리사는 자유시간의 부족과 생활 제약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임금 문제도 논란의 중심에 있다. 일각에서는 임금 체불이 이탈의 원인이라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가사관리사들은 지난 6월부터 이달 2일까지 유급교육훈련을 받았으며, 이에 대한 교육수당은 3회에 걸쳐 지급되었다. 그러나 정부는 임금체불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사업은 도입 전부터 다양한 비판을 받아왔다. 업무범위의 모호성, 생활비 부담, 높은 이용 비용 등이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특히 가사관리사의 시급이 1만3700원으로 책정되어, 월 238만원에 달하는 비용이 저출생 극복이라는 본래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 사업을 저출생 극복을 위한 주력 사업으로 삼고, 내년까지 외국인 가사관리사의 규모를 1200명까지 늘리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규모 확대에 앞서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세밀한 관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고용부와 서울시는 이탈한 가사관리사 2명의 정확한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관리 체계의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가사돌봄서비스지부 최영미 위원장은 "예견된 일"이라며 정부 사업의 문제점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임금 지급 문제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정부와 여당은 외국인 가사관리사에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일부 근로자들은 주 40시간 근무가 보장되지 않아 생활고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는 현행 월급제를 주급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용부와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하며,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이들이 국내에서 숙련도를 쌓아 다른 체류 자격으로 변경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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