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출석해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의혹을 해명했다. 정 회장은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며 감독 선임 과정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감독 선임 과정의 모든 것을 상세히 설명하지 못했던 것은 어떤 음모나 실상을 감추기 위함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불공정한 과정을 통해 특정인을 선발하기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고 강조하며, 선발 과정을 즉각 공개하지 않은 이유로 "과정 자체의 보호 가치와 협상 불발 또는 제외된 후보자들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들었다.
정 회장은 자신의 재임 기간 동안 "국가대표팀 감독을 전력강화위나 기술위 추천에 반해 뽑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절차적 조언을 한 적은 있지만 특정인을 두고 어떻게 해야 한다고 얘기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현안 질의에서 정 회장은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의 적법성에 대해 여러 차례 질문을 받았다.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 "위법은 없었다"며 만약 위법이 확인될 경우 책임지겠다고 답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올해 초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이후 약 5개월간의 물색 끝에 프로축구 울산 HD를 이끌던 홍명보 감독을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이었던 박주호 해설위원이 유튜브를 통해 선임 과정을 비판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정 회장은 "위원들이 토의 과정을 공개하는 것은 전력강화위에 참여한 서로의 신뢰를 해치는 일"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또한 "이번 선임 과정과 여론 형성 과정은 앞으로 이런 방식으로 한국 대표팀 감독을 뽑으면 안 된다는 교훈을 줬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논란 속에 선임된 홍명보 감독에 대한 미안함도 전했다. "결과적으로 이런 지난한 논의 과정을 통해 선임된 홍명보 감독에게는 개인적으로 미안한 감정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팔레스타인과의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1차전에서 홍 감독을 향한 야유가 나온 것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남은 월드컵 예선전에서는 선수, 감독, 팬들이 하나 되는 경기가 벌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체육계 한 관계자는 "이번 정몽규 회장의 국회 출석을 통해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의혹 해명이 이루어졌지만, 향후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개선 필요성도 제기되었다"면서 "축구협회는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투명하고 공정한 감독 선임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