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을 둘러싸고 당내 의견을 조율하기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24일 국회에서 열린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 주제의 의원총회 겸 공개 토론회에서는 금투세 시행 찬성과 반대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토론회는 '유예팀'과 '시행팀'으로 나뉘어 3대3 방식으로 진행됐다. 유예팀에는 김현정, 이소영, 이연희 의원이, 시행팀에는 김영환, 김성환, 이강일 의원이 참여했다. 토론회 시작 전 '금투세 폐지'를 요구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항의 방문으로 5분가량 지연되기도 했다.
유예팀은 한국 증시의 현 상황을 고려할 때 금투세 도입이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김현정 의원은 "지난 4년 동안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증시는 2021년 고점을 모두 회복하고 우상향 중인데 우리 증시만 지독한 박스권에 갇혀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또한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 증가를 언급하며, 금투세 도입 시 자금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소영 의원은 "조세 정의만큼 주식시장을 지금보다 나아지게 하는 일 역시 중요하다"며 "우리는 정의 구현자이기 이전에 국민경제를 책임지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자들의 우려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단순히 괴담이나 과도한 공포로 치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시행팀은 금투세가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조세 형평성을 제고하는 중요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김영환 의원은 "금투세는 본질적으로 투자활동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일관된 세율을 적용해 조세 형평성을 제고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다가서는 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투세 도입이 자본시장의 합리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시장에 대한 신뢰와 예측 가능성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성환 의원은 금투세 도입이 주가조작 방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투세가 가장 불편한 사람은 김건희와 주가조작 세력들"이라며, 현행 증권거래세 체제에서는 주가조작으로 인한 이익에 대해 충분한 과세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유예팀의 이연희 의원은 "금투세가 주가조작 방지세라고 말하는 건 논리 비약"이라며 반박했다. 그는 주가조작 방지는 현행 제도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당내 의견을 수렴해 이르면 26일 정책의원총회를 열어 금투세 관련 당론을 확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금투세 시행에 반대하는 일반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어, 민주당이 유예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금투세는 2020년 여야 합의로 도입이 결정됐으나, 당초 2023년 시행 예정이었던 것이 2년 유예된 상태다. 정부와 여당은 시행 전 폐지를 주장하고 있으며, 민주당 내에서도 이재명 대표가 시행 유예 또는 완화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어 향후 당의 결정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