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외국인 근로자들이 받지 못한 임금 체불액이 700억 원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회사 규모가 작을수록 임금 체불 규모가 커지는 경향이 뚜렷했으며, 제조업과 건설업에서 임금 체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에서 받은 '외국인 근로자 임금 체불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동안 외국인 근로자들의 임금체불 총액은 699억 39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국내 사업장에서 임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한 금액을 의미한다.
이번 통계에 따르면, 총 4124개의 사업장에서 외국인 근로자 1만 4913명이 임금 지급 문제를 겪었다. 세부적으로는 임금 503억 100만 원, 퇴직금 180억 7000만 원, 기타 15억 6900만 원의 금액이 체불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는 최근 5년간 지속되고 있으며, 매년 약 1200억 원 규모의 외국인 임금 체불이 발생하고 있다.
사업체 규모별로 보면, 소규모 사업장에서 임금 체불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5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에서 343억 7400만 원의 임금이 체불돼 전체 체불 금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5~29인 규모의 사업장에서 283억 600만 원, 30~99인 사업장에서 47억 6400만 원의 임금이 지급되지 않았다. 대형 사업체로 갈수록 체불 금액은 감소했는데, 100~299인 규모 사업체에서 22억 9000만 원, 300~499인에서 1억 7200만 원, 500인 이상 사업체에서는 2700만 원이 체불됐다.
이 통계는 회사의 규모가 작을수록 임금 지급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규모 사업체는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임금 체불 위험도 그만큼 커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에서 가장 많은 임금 체불이 발생했다. 제조업에서는 306억 6700만 원의 금액이 체불되어, 전체 체불 금액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그다음으로는 건설업에서 266억 6000만 원이 지급되지 않아 두 번째로 체불 규모가 큰 업종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도매업과 음식·숙박업에서 47억 8600만 원, 금융보험, 부동산 및 사업 서비스업에서 33억 400만 원의 임금이 체불됐다. 이러한 결과는 제조업과 건설업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비중이 높고, 이들 업종의 구조적인 문제가 임금 체불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