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2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1분기부터 이어온 5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이 중단된 것으로, 2022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다.
더불어 국민들의 실질적인 소득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도 전기 대비 1.4% 하락하며 11분기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3분기 -1.6%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다.
한국은행 강창구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이번 2분기 역성장에 대해 "1분기의 큰 폭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수는 예상대로 민간소비와 건설투자가 조정됐고, 수출은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수입이 늘며 기여도는 마이너스로 전환했다"고 덧붙였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분기 수출은 자동차와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1.2% 증가했으나, 수입은 에너지류와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1.6% 늘어났다. 민간소비는 의류와 승용차 등 재화소비 부진으로 전기대비 0.2% 감소했고, 정부소비는 물건비를 중심으로 0.6%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1.7%, 설비투자는 1.2% 각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로 2분기 민간 부문의 GDP 성장 기여도는 1분기 1.2%포인트에서 -0.2%포인트로 하락했고, 정부 기여도는 0.1%포인트에서 0.0%포인트로 떨어졌다. 순수출(수출-수입) 기여도 역시 0.8%포인트에서 -0.1%포인트로 낮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 전체로는 2.8% 성장해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2022년 상반기(3.2%)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한은은 1분기의 깜짝 성장(1.3%)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우리 경제가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하반기에는 내수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며 연간 성장률 전망치 2.4%에 부합할 것으로 예상했다. 강창구 부장은 "연간 전망치 2.4%에 부합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고금리 및 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소비 위축과 기업 투자 축소 악순환으로 내수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가계부채 반등에 따른 소비 여력 축소와 중동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정세에 따른 국제유가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이 우려되고 있다.
또한, 8월 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의 목표인 2.0%를 기록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요구가 커지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금리를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조금 더 생겼다"고 언급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더 일찍 금리를 인하했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자 부담 증가와 세금 등에 따라 소비 여력이 줄어든 데다 건전 재정을 강조하다 보니 내수 부진은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준금리를 인하하되 주택 가격 등은 금융 당국의 대출 규제 등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2분기 GDP 성장률 하락과 실질 국민총소득 감소로 인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한국은행의 대응 방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향후 경제 지표의 변화와 정책 결정이 우리 경제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GDP #국민총소득 #실질국민총소득 #한국은행 #연간국민소득 #국내총생산 #기독일보 #기독일간지 #기독일간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