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불참한 것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건의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석 실장은 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지하 대강당에서 열린 전직원 조회에서 최근 국회 상황을 언급하며 “내가 가지 말라고 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정 실장이 비서실장으로 취임한 후 처음으로 열린 직원 조회였다.
정 실장은 이번 조회에서 국회의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지적하며, 대통령이 그곳에 가는 것을 막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을 향해 조롱과 야유, 언어 폭력이 난무하는 국회에 가서 곤욕을 치르고 오시라고 어떻게 말씀드릴 수 있겠냐"며, 현재 국회 내에서 대통령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야당 지도부가 이런 상황을 방치하고 있으며, 일부 의원은 '살인자'라고까지 비난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굳이 그곳에 가야 할 이유가 없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정 실장은 국회가 정상화되기 전까지는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건의할 자신이 없다고 말하며, 현재의 국회 상황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정진석 실장은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국회가 입법 폭주를 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위헌적인 요소가 포함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이 헌법 수호자로서 이를 하지 않으면 직무유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 실장은 대통령실 직원들에게 현재의 극단적인 여소야대 상황 속에서 난관을 돌파하는 것이 숙명이라고 강조하며, 이를 위한 각오를 다질 것을 주문했다. 그는 "우리가 마주한 정치적 상황에서, 대통령실 직원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 실장은 윤석열 정부의 성과를 상기시키며 "민간 주도의 시장경제, 건전한 재정운영, 한미일 경제안보 협력, 굳건한 안보 태세 유지, 원전 생태계 복원, 노사법치주의 추진 등을 통해 대한민국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것이 윤석열 정부의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정 실장은 "모든 개혁에는 저항이 따르기 마련이다"며 정책 홍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직원들은 한 목소리로 정부 정책을 국민에게 설득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조회에는 신원식 안보실장도 참석해 직원들에게 첫 인사를 전했다. 신 실장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안보환경은 냉전, 탈냉전, 그리고 가치 중심의 전략적 경쟁 심화라는 세 단계로 변화하고 있다"며, 안보실의 역할을 재확인했다. 그는 "힘에 의한 평화를 실현하고,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안보실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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