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성범죄 수사, 여론몰이 아닌 재발 방지에 집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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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형구 기자
hgroh@cdaily.co.kr
바여연, 4일 성명서 발표
딥페이크를 묘사한 그래픽 ©뉴시스

바른인권여성연합(대표 이봉화, 사무총장 전혜성, 이하 바여연)이 4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최근 언론과 사회에서 집중 조명되고 있는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여론 몰이식 접근이 아닌 정확한 사실 확인과 재발 방지에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최근 ‘딥페이크’와 ‘22만 명’이라는 검색어가 수시로 회자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사건에 대해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TF를 구성하고 허위 영상물에 대한 집중 대응에 나선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며 “그러나 이와 동시에, 아직 사건의 실체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22만 명의 텔레그램 채널 가입자 모두를 대한민국 남성으로 단정 짓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했다.

이어 “성범죄 사건이 정확한 사실 확인에 근거해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돼야 하고, 미확인 정보에 기반한 왜곡된 보도가 자칫하면 남성 혐오와 성차별 이슈로 비화될 수 있다”며 “특히, 딥페이크 사건을 대한민국의 모든 학교가 성범죄의 온상인 것처럼 묘사하는 일부 언론과 시민단체의 행태는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바여연은 “텔레그램과 같은 플랫폼에서 청소년 대상 범죄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이 같은 범죄를 방관해서는 안 된다”며 “그러나 딥페이크 가담자 모두를 무조건 성범죄자로 낙인찍어선 안 된다며, 2020년 N번방 사건 당시의 교훈을 상기할 때 성급한 판단과 보도에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N번방 사건 당시 대전의 한 청소년 성문화센터에서 이루어진 통계 조작 사건을 예로 들어, 정확하지 않은 정보가 얼마나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지를 경고했다.

바여연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대전의 한 청소년 성문화센터에서 청소년 1000명을 상대로 ‘N번방 끝장내기 캠페인’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참여자가 현저하게 저조하자 센터장이 팀장과 팀원에게 ‘청소년인 척 응답하라’고 조작 지시를 3차례나 내린 사건이다.

센터장은 지난 6월 3일까지 결과보고서를 발표해야 한다며 설문 조작을 진행할 것을 압박하면서, 팀장과 팀원은 청소년(초중고) 응답자수를 늘려 조작된 통계결과를 도출했다. 이에 따라 대전지역 청소년들의 N번방 접근 경험이 12%에 이른다는 조작된 설문조사 결과가 언론 보도자료로 배포됐다. 대전지역 언론 총 10곳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바여연은 “이와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이번 딥페이크 사건에 대해서도 사실 확인과 정확한 수사가 선행돼야 한다”며 “이번 사건이 청소년 범죄 예방과 관련해 우리 사회에 깊은 고민을 던져준 사건이며, 정부와 국회에 대해 신속하고 엄격한 수사, 성별 갈라치기와 남성 혐오 서사의 재발 방지, 그리고 청소년 성교육과 성문화의 문제를 심도 있게 연구하여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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