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달 28일부터 시작한 '딥페이크 성범죄 특별 집중단속'에서 단 일주일 만에 88건의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들어 월평균 신고 수를 훌쩍 넘는 수치로, 딥페이크 범죄에 대한 단속 강화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1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주 한 주 동안 딥페이크 피해 신고가 88건 접수됐으며, 이 중 특정된 피의자는 24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주당 평균 10건 미만의 신고가 접수된 것과 비교하면 약 10배에 달하는 급격한 증가세다. 올해 7월까지 특정된 피의자는 총 51명으로, 지난주의 피의자 수는 이와 유사한 수준으로 단기간 내 큰 성과를 거둔 셈이다.
경찰은 딥페이크 영상 제작 및 유포에 연루된 자들을 단속할 뿐만 아니라, 텔레그램과 같은 플랫폼을 통한 성착취물 배포에도 대응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텔레그램 법인을 성폭력처벌법 위반(허위영상물 편집·반포) 방조 혐의로 내사 중이며, 이번 조치는 텔레그램 법인에 대한 첫 공식 수사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또한,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텔레그램 봇 8개를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만약 봇 개발자가 직접 딥페이크 성착취 영상을 배포한 것으로 확인되면, 그 개발자는 주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며 "봇을 사용해 성착취물을 제작한 사람들 역시 공범이나 방조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찰은 현재 아동·청소년 성범죄에만 적용되는 위장수사 허용 범위를 성인 성범죄로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위장수사 확대의 필요성은 이미 논의되고 있었고, 최근 정치권과 여성계에서도 이를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위장수사를 위해서는 사전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 과정에서 수사 대상이 사라지거나 증거 확보가 어려워지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경찰은 긴박한 상황에서 신속한 대응을 위해 사후승인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사 기법은 밝힐 수 없지만, 텔레그램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더라도 텔레그램을 이용한 범죄를 검거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라며, 수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