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머 헐버트 선교사 서거 75주기 추모식 성료

추모식이 열리는 모습.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제공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회장 김동진)는 지난 30일 서울 마포구 소재 100주년기념교회에서 미국 감리교 선교사이자 독립운동가 호머 헐버트(1863∼1949년) 박사 서거 75주기 추모식을 개최했다.

이날 추모식에서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거주 중인 손자 브루스 씨가 기증한 헐버트 박사의 유품도 공개됐다. 이 가운데는 1903년 12월 세상을 떠난 조선 제24대 임금 헌종의 계비 효정왕후 홍씨의 장례 행렬로 추정되는 사진 등 희귀 자료로 포함됐다.

전종호 서울지방보훈청장은 이날 추모사를 낭독하며 “헐버트 박사님은 1905년 워싱턴과 1907년 헤이그에서 고종황제의 외교 특사로 파견돼, 일본의 침략이 얼마나 부당한지 세계에 알리셨다. 선교사로서 조선에 오신 박사님께서는 ‘웨스트민스터 사원보다 한국 땅에 묻히기를 원한다’고 하셨다. 자신의 조국보다 우리나라를 더 사랑하셨던 박사님의 헌신을 미래 세대가 이어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헐버트 박사 생전인 1949년 1월 윤보선 전 대통령, 백낙준·유진오 박사 등 대표 50명은 헐버트기념회를 만들었다. 이들은 당시 발표한 발기인 결의문에서 “헐버트에 대한 감사는 민족 최대의 의무로, 그의 공훈을 자손만대에 알려야 한다”고 했다.

김동진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회장은 이날 대회사에서 “오늘날 헐버트 박사님을 아는 국민이 많지 않다”며 “선열들이 선언한 헐버트 박사에 대한 은혜를 잊지 말자”고 했다.

1886년 육영공원 교사로 한국 땅을 밟은 미국 감리교 선교사인 헐버트 박사는 한국의 역사, 문화 등에 관한 단행본과 논문, 기고문을 발표해 한국을 세계에 알렸다. 그는 일제의 만행을 전 세계로 알리다가 1907년 일제에 의해 우리나라에서 추방당했다. 그럼에도 그는 포기하지 않고 한국의 국권 회복을 위해 38년간 투쟁했으며,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국제사회에서 왜곡된 한국 역사를 바로잡는 데 앞장섰다.

헐버트 박사는 해방 이후인 1949년 7월 29일 대한민국에 초청돼 8월 5일 별세했다. “한국 땅에 묻히고 싶다”던 그의 요청에 따라 그는 서울 마포구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 안장됐다.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