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리튬배터리 아리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사건과 관련해, 아리셀 박순관 대표가 구속됐다. 이는 2022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법적 책임을 물어 업체 대표가 구속된 첫 사례로 기록됐다.

수원지법 손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8일 오전 박 대표와 그의 아들 박중언 아리셀 총괄본부장, 아리셀 안전보건관리 담당자, 그리고 인력 공급업체 경영자 등 4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이후 이날 밤, 박 대표와 박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손 부장판사는 "혐의사실이 중대하다"고 구속 사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나머지 2명에 대해서는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하여 영장을 기각했다.

이번 구속은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한 첫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노동부와 경찰은 박 대표에게 중대재해처벌법 위반과 파견법 위반 혐의를, 박 본부장에게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혐의가 충분히 입증된다고 판단해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2022년 1월에 시행되었으나, 이번 사건이 최초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사례가 되었다. 이전에도 몇 차례 구속영장이 신청된 적이 있었으나 발부된 사례는 없었다.

이번 화재는 지난 6월 24일 오전 10시 31분경 아리셀 공장 3동 2층에서 발생했다. 리튬 배터리 완제품을 검수하고 포장하는 작업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공장 내부로 급속히 확산되었다. 이 화재로 총 23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6명이 경상을 입었다. 사망자 중 내국인은 5명이며, 17명은 중국인, 1명은 라오스인이었다.

경찰은 화재 원인으로 무리한 공정 가동과 안전 관리 부실을 지적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납품 일정을 맞추기 위해 비숙련공을 대거 투입하고, 불량률이 급증했음에도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발열 전지의 선별 작업이 중단되면서 화재 위험이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 안전 시스템 역시 부실했다. 일부 비상구 문은 발화 방향으로 열렸고, 대피로에는 전지 트레이가 적치되어 있어 대피에 어려움을 겪었다.

감독기관 한 관계자는 "안전 관리 소홀과 무리한 생산 결정이 결국 참사를 초래한 것으로 보이며, 향후 관련 기업들의 안전 관리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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