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상공인 전기요금 지원 대상을 현행 연 매출 6000만 원 이하에서 1억400만 원 이하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기존 기준이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이 같은 수정안이 마련된 것이다. 정부는 28일 열리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해당 방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기존 지원 기준 낮아 실효성 부족
정부는 지난 2월 총 252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연 매출 3000만 원 이하의 영세 소상공인에게 최대 20만 원의 전기요금 지원을 제공하는 ‘소상공인 전기요금 특별지원’을 시행했다. 이 정책은 당시 126만 명의 영세 사업자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대상 기준이 지나치게 낮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실제로 사업 시행 후 집행된 예산은 전체 예산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달 초 정부는 지원 대상 범위를 연 매출 6000만 원 이하로 확대했으나, 여전히 실효성에 대한 불만이 지속됐다. 이에 따라 다시 한 번 기준을 상향 조정하여 연 매출 1억400만 원 이하의 소상공인들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전기요금 부담 가중, 자영업자들의 어려움 반영
이번 정책 수정에는 경기 침체와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기요금 부담이 가중되면서,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크게 반영되었다. 특히 소상공인 커뮤니티에서는 전기요금 폭탄에 대한 우려와 불만이 이어졌다. “9평 매장인데 전기요금이 123만 원이 나왔다”, “7월에는 비가 왔는데도 120만 원이 나왔고, 8월이 더 걱정이다” 등의 글이 자주 올라왔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소상공인들의 전기요금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현실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다.
◈잦은 정책 변화에 대한 비판도 이어져
한편, 전기요금 지원책의 지원 대상 범위가 연달아 수정되면서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 추진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소상공인 전기요금 지원 대책 외에도, 최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저금리 대환보증 사업에서도 지원 요건이 변경되었다. 기존에는 신용점수 839점 이하 중·저신용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지원했으나, 해당 사업의 저조한 실적을 감안해 신용점수 919점 이하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이정희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연 매출 3000만 원, 6000만 원 이하의 기준은 지나치게 엄격해서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소상공인이 매우 제한적이었다”며 “정책이 현실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지원 대상을 넓힌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정책이 처음 도입될 때부터 충분한 검토와 현장 파악이 이루어져야 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