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를 맞아 여야 지도부가 추모식에 참석하여 각자의 추도사를 통해 정치적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18일 국립 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여야 정치인들은 김 전 대통령의 유산을 되새기며 현 정치 상황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피력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추도사에서 김 전 대통령의 진영을 초월한 시대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여러 명언을 인용하며 "2024년 어떤 정치인보다 더 지금에 맞는, 진영을 초월해서 시대정신을 꿰뚫는 혜안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한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말씀을 실천하면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함께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반면, 야당 지도부는 김 전 대통령의 민주화 투쟁을 언급하며 현 정부를 비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추도사에서 "윤석열 정권 2년 반 만에 민주주의는 무너졌고, 민생경제는 파탄 났으며, 한반도 평화와 안보는 깨졌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받아 "불의와 타협하지 않겠다"며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막아내겠다"고 다짐했다.
이재명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김대중의 길이 민주당의 길이고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라고 밝혔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언급하며 이상과 현실의 조화를 강조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또한 페이스북에서 현 정부를 "검찰 독재"라고 비판하며, "지금 'DJ(김대중 전 대통령) 정신'이 가장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 생전에 언급한 3대 위기(민주주의, 민생, 남북관계)가 여전히 유효하며 오히려 더 절실해졌다고 평가했다.
정계 관계자는 "이번 추모식을 통해 여야 정치인들은 각자의 시각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산을 해석하고 현 정치 상황에 적용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하고, "여당은 진영을 초월한 시대정신을, 야당은 민주화 투쟁의 계승을 강조하며 정치적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면서 "김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를 맞아 그의 정치적 유산에 대한 재조명과 함께, 현재 한국 정치의 분열된 모습도 동시에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