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 전문가들이 북한에 탈북민 강제북송 상황과 관련한 정보 제공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소리(VOA)는 12일(현지시각)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을 비롯한 여러 유엔 인권 전문가들이 지난 5월 북한에 이러한 내용의 서한을 발송했다고 보도했다.
이 서한에는 북한의 탈북민 강제북송 및 구금 시설 내 비인도적 처우에 대한 우려가 담겼다. 특히 중국에서 북한으로 강제송환된 이들이 겪는 자의적 구금, 강제실종, 젠더 폭력, 고문 등의 사례가 구체적으로 언급됐다.
유엔 인권 전문가들은 2023년 10월 초 수백 명의 탈북자가 중국에서 북한으로 강제 송환됐으며, 이 중 다수가 여성이라고 밝혔다. 또한 여전히 수백 명의 탈북자들이 중국과 다른 국가에 구금되어 유사한 운명에 처할 위험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서한에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에서 인신매매와 강제결혼 등을 겪은 후 북한으로 강제송환된 여성들의 사례가 상세히 소개됐다. 이들은 중국에서 감금, 강제임신, 구금 등을 겪은 후 결국 북한으로 강제송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전문가들은 이렇게 강제북송된 주민들이 북한 국가보위성의 심문 과정에서 구타를 당하며, 특히 여성의 경우 젠더 폭력에 시달린다고 비판했다. 또한 탈북이 반역 행위로 간주되어 가혹한 처벌을 받게 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유엔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에 강제북송된 이들의 현재 상황, 소재, 건강상태, 사법적 보호 여부, 이동의 자유 보장 여부, 수감 중인 여성에 대한 성폭력 예방 조치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러한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스위스 제네바 주재 북한 대표부는 6월 17일자 답변을 통해 유엔의 서한이 "진정한 인권 보호와 증진과는 관계없이 거짓과 날조, 음모로 채워진 반(反)북한 정치 도발 문서"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