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회복해야 할 건 교세 아닌 회개·예배·정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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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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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교연 8.15 광복 79주년 메시지

한교연 대표회장 송태섭 목사 ©기독일보 DB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송태섭 목사, 이하 한교연)이 8.15 광복 79주년 메시지를 발표했다. 한교연은 “79년 전 8.15는 우리 민족을 긍휼히 여기신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요 선물임을 고백한다”고 했다.

이들은 “과거 우리나라는 애국애족이라는 개념조차 없는 무지하고 가난한 동방의 작은 나라였다. 조선 왕조 500년간 신분 계급에 따른 반상의 차별과 미신, 무지와 우상숭배가 횡행했다. 일본, 중국 등 주변국들의 잦은 침범으로 백성은 도탄에 빠졌는데 탐관오리들의 부패와 사색당파 싸움이 끊이지 않았다”고 했다.

한교연은 “하나님이 칠흑 같은 어둠 속에 갇혀 있던 이 땅에 복음을 선물하셨다. 선교사들이 전해준 말씀이 우리 민족을 무지와 질병에서 벗어나게 했고, 눈과 귀를 열어 정신을 차리게 했다”며 “이들이 세운 교회와 학교, 병원을 통해 나라와 민족을 되살릴 믿음의 지도자들이 배출되었다”고 했다.

이어 “3.1만세운동은 위대한 민족자결운동이다. 하지만 이 땅에 복음이 전파되지 않고 교회가 사회의 그루터기가 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교회와 기독교 지도자들이 있었기에 전 세계에 ‘자유 평등 박애’를 외칠 수 있었고 일제에 저항하는 독립운동을 전개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들은 “이런 이유로 일제는 교회와 지도자들을 혹독하게 탄압했다. 일제가 교회 지도자들에게 강요한 ‘신사참배’는 신앙의 대상을 하나님에서 천황이라는 인간 우상으로 바꾸는 치욕적인 배교행위”라며 “기독교 지도자들이 신성모독을 자행하게 함으로써 다시는 교회와 기독교인이 민족에 희망이 되지 못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고 했다.

한교연은 “당시 주기철 목사를 비롯해 일부 지도자들은 일제의 강압에 끝까지 굴하지 않고 순교했다”며 “그러나 신사참배를 하는 것이 교회가 살 수 있는 길이라며 교단 총회에서 결의, 합리화하고 하나님에 대한 신앙의 절개를 꺾는 데 앞장선 이들이 더 많았다”고 했다.

이들은 “우리가 79년 전 8.15 광복을 감사해야 할 이유는 이것이 우리의 노력과 수고의 결과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8.15 광복은 정치적으로는 미국 등 세계열강이 제2차대전을 끝내는 과정에서 얻어진 산물이다. 이승만 박사 등 나라의 독립에 헌신한 기독교 지도자들이 있었지만, 이들조차 광복의 날이 어느 날 갑자기 닥칠 줄 몰랐다. 8.15 직후 우리나라가 좌우 이념 대립으로 무정부 상태의 혼돈 속에 빠진 것이 그 증거”라고 했다.

한교연은 “하지만 하나님은 그 가운데서 자유 대한민국을 세워주셨다. 6.25 전쟁을 일으킨 공산 세력의 마수 속에서 우리를 건져주셨다. 3년여 전쟁으로 초토화된 강토를 새로 일구어 헐벗고 가난한 나라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세워주셨다”며 “불과 130여 년 전 복음을 받아들인 나라가 전 세계에 선교사를 파송해 복음을 증거하는 선교 대국이 되었으니 어찌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겠나”라고 했다.

이들은 “그러나 오늘 한국교회는 일제강점기에 겪었던 고난에 비견될만한 또 다른 위기에 봉착했다”며 “전국 각지 예배당마다 울려 퍼지던 기도와 찬송의 열기가 식으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만, 주일에 교회에 나가 예배드리지 않는 ‘가나안’ 교인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때 한국교회는 감염병 확산의 주범이라는 세상의 비난이 두려워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데 동참했다”며 “이는 과거 일제가 ‘신사참배’를 강요할 때 합리화했던 교회 지도자들의 논리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한교연은 “팬데믹이 한국교회를 통제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하지만 교회에 가서 예배드리지 않아도 양심의 가책 없이 신앙생활을 하게 된 교인들이 많아지면서 수많은 교회가 문을 닫게 되었다”며 “정부의 방역 통제에 저항했던 교회들이 교인이 없어서 스스로 문을 닫게 된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것을 누구의 탓이라 하겠나”라고 했다.

이어 “팬데믹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국교회에 저출산과 인구절벽이라는 또 다른 위기가 닥쳤다”며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고 어린이들이 없어 주일학교를 열지 못하는 교회가 태반이다. 이제 한국교회는 제2의 부흥기를 꿈꿀 게 아니라 교회 소멸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고 했다.

이들은 “오늘 한국교회는 일제강점기와 비교할 때 수백 수천 배의 양적 성장과 부흥을 이뤘으나 과연 나라와 민족, 사회에 등불이 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76년 전 하나님이 세워주신 믿음의 지도자에 의해 기도로 시작한 대한민국 국회가 국민이 아닌 소수 열성 지지집단의 정치적 이익에 매몰된 사이 우리 사회는 동성애와 낙태가 만연한 소돔과 고모라로 변해가고 있다”고 했다.

한교연은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와 사회를 바르고 건강하게 견인해야 한국교회는 어디로 가고 있나. 일제의 통치에 굴복한 지도자들이 하나님 앞에 지은 죄를 회개하지 않은 채 해방 후 교권 다툼에 뛰어들어 교단을 분열시켰듯이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를 소홀히 해 한국교회를 침몰시킨 이들이 여전히 한국교회 지도자로 행세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한국교회가 겪고 있는 위기는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를 소홀히 한 결과”라며 “인간의 편리를 위해 인위적으로 가공된 예배로는 하나님의 감동은커녕 예배드리는 성도들에게도 은혜가 될 수 없다. 인간이 만든 정치와 제도가 하나님의 신격을 조롱하는 패악한 행위일 뿐”이라고 했다.

한교연은 “지금 우리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교세의 회복이 아니다. 6.25 전쟁 중에도 한주도 거르지 않고 천막을 치고 하나님께 예배드렸던 예배의 순수성과 정결을 다시금 회복하는 일”이라며 “경제 성장과 함께 한국교회에 밀려든 세속주의 물량주의라는 우상을 섬긴 죄를 회개하고 하나님에 드리는 예배를 회복해야 할 때”라고 했다.

이들은 “그러면 신사참배로 배교한 지도자들이 있었음에도 몇 분의 순교자의 흘린 피를 더 귀히 여기시고 광복의 날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가 한국교회에 임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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