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8월 국회에서 시급한 민생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정치권의 대립 국면을 타개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여야정 협의체 구성 협의는 성과 없이 끝났다.
8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수석부대표 간 비공개 회동에서 양측은 간호법과 구하라법 등 의견 차가 크지 않은 민생 법안을 8월 국회에서 신속히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회동 후 "8월 중 얼마 남지 않은 본회의 중에서라도 쟁점이 없고 꼭 필요한 민생법은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도 "구하라법이나 간호법의 경우 지금 국민의힘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충분히 여야 합의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세사기특별법에 대해서는 박 원내수석부대표가 "조금 쟁점이 남은 게 있어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 추가 논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여야정 민생 협의체 구성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조건 없는 협의체 구성을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영수회담 선행을 요구하며 이견을 보였다.
배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가 개원한 지 두 달이 넘었는데도 손에 잡히는 결과가 없어서 쟁점 법안 등을 제외하고 여야가 별 무리없이 통과시킬 수 있는 것은 여야정실무협의체를 통해 통과시키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여야정 협의체와 관련한 전제 조건은 대통령이 국정기조를 전환하고 국가 위기 극복에 있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여야 영수회담을 해보고 그런 가운데 대통령이 참여하는 (상황에서) 원내대표도 (협상에) 초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2024년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을 두고도 양측은 첨예하게 대립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추석이 오기 전에 새로운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자금 선순환 구조가 필요해서 민생회복지원금 법을 발의했다"며 정부와 여당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반면 배 원내수석부대표는 "저희는 이 법을 현금살포법이라고 부른다"라며 "소비는 진작하더라도 결국 물가를 올릴 것이고 (법 내용에) 위헌적 요소도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비공개 회동에서는 양측 원내수석부대표 간 격론이 오가며 회의장 밖으로 고성이 새어 나오기도 했다. 이는 여야 간 갈등의 깊이를 보여주는 단면으로, 향후 정국 운영에 있어 난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