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8·18 전당대회가 이재명 후보의 당 대표직 연임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당 안팎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지역 순회 경선에서 압도적인 득표율로 대세를 굳혔음에도 불구하고, 투표율은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날 기준 누적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율은 26.47%로, 전체 선거인 69만7351명 중 18만4605명만이 투표에 참여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20일 제주를 시작으로 전날까지 15차례 지역 순회 경선 중 경기와 서울 등을 제외한 12차 일정을 완료했다.
특히 호남 지역에서의 투표율 부진이 두드러졌다. 광주, 전남, 전북의 온라인 투표율은 각각 25.29%, 23.17%, 20.28%에 그쳤다. 이는 전국 평균보다 낮을 뿐만 아니라, 대구, 경북, 부산 등 타 지역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지난주까지 30%를 웃돌던 당원 투표율은 주말 호남 경선을 거치며 20%대로 급락했다.
이러한 저조한 투표율의 배경에는 이재명 후보의 당대표 연임이 확실시되는 상황과 최고위원 후보들도 친명(親明) 일색인 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을 넘어 '구대명'(90% 이상 득표율로 대표는 이재명) 기류까지 감지되면서 유권자들의 투표 동기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후보의 누적 득표율은 86.97%로 집계됐다. 대세론은 굳건했지만 당의 텃밭인 호남에서는 90% 선이 무너졌다. 이 후보는 지난 3, 4일 호남 경선에서 80%대의 득표율(전북 84.79%, 광주 83.61%, 전남 82.48%)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한 재선 의원은 "지지율이 워낙 한쪽으로 쏠리자 당원들이 이재명 일극체제에 따른 우려와 한계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측면도 있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아직 ARS(자동응답방식) 투표가 반영되지 않았다며 당원들의 참여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해식 수석대변인은 "투표율이 높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ARS가 남아있다"며 "전당대회 흥행 여부는 최종 투표율을 보고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그러나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 뚜렷한 반전이 없어 대형 정치 이벤트 이후 지지율이 올라가는 컨벤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갤럽 정당 지지율 조사 추이를 보면, 총선 이후 29%까지 하락했던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35%로 6%포인트 상승한 반면, 민주당은 총선 직전 33%까지 상승했다가 지난달 말 27%까지 추락했다.
야권 관계자는 "국민들은 진흙탕 국민의힘 전당대회보다 맹탕인 민주당 전당대회에 더 냉랭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번 전당대회가 민주당의 지지율 회복과 내부 결집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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