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티몬과 위메프(이하 티메프) 미정산 사태 해결을 위해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번 사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피해 구제와 제도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첫 회동에서 티메프 사태 관련 피해구제와 제도개선을 신속히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취임 직후 곧바로 간부회의를 열어 소비자와 판매자들의 피해구제에 정책역량을 총동원할 것을 지시했다.
금융당국은 우선 입점 판매자 지원을 위해 56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을 신속히 공급하기로 했다. 이르면 다음 주부터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소상공인진흥공단을 통한 긴급경영안정자금, 그리고 신용보증재단과 기업은행의 협약 프로그램 지원이 시작될 예정이다.
소비자 환불 처리도 차질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그간 지연됐던 환불 절차가 지급결제대행사(PG사)로 물품 배송 정보가 전달되면서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현장에서 티메프의 배송 정보 관련 전산자료를 파악하고, PG사들에게 신속한 환불을 당부해왔다.
금융당국은 또한 강도 높은 현장검사를 실시하여 티메프와 경영진들의 불법행위를 적발하고 있다. 검찰과 협력하여 계좌추적 등을 통해 자금흐름을 파악 중이며, 이 과정에서 사기와 횡령 혐의로 보이는 다양한 불법 정황이 발견됐다. 금감원은 티메프의 모기업인 큐텐이 무리한 사업 확장 과정에서 정산 대금을 모두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티메프 사태를 일으킨 경영진과 대주주에 대해 확실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수사기관과의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관련 정보를 신속히 공유할 계획이다.
더불어 금융당국은 유사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제도개선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산주기 축소, 판매대금 예치 확대 등의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이커머스 산업의 신뢰성 제고를 위해 정산자금 안전관리 등 소비자와 판매자에게 불리한 영업관행도 개선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TF 운영을 통해 PG사에 대한 감독 수단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현행법상 PG사들의 유동성 등 경영지도비율 준수 여부를 감독할 수 있는 수단이 부족했던 만큼, 이를 개선하여 PG사의 건전경영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소비자와 판매자 보호장치, 전자상거래 내 PG사를 통한 결제·정산 프로세스의 취약점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며, "관계기관과 함께 개선방안을 논의하여 유사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이번 티메프 사태를 계기로 금융당국이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건전성 강화와 소비자 보호 체계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향후 제도 개선을 통해 유사 사태의 재발을 막고, 전자상거래 시장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