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으로 다져진 눈물의 섬, 하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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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최선 박사(세계로부천교회 위임목사, 삼백만부흥운동본부 총재)의 아들인 최성민 군이 ‘견미단’의 일원으로 최근 미국 하와이를 탐방한 후의 단상을 담은 것으로, 두 번째 편이다(첫 번째 편 클릭).

최성민

미국 하와이 역사 탐방 3일차를 맞이하였다. 조식을 먹기 전에 하와이의 거리들을 보고 싶어서 조원과 같이 산책을 하였다. 길거리에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으나 많은 차량들이 통행을 하고 있었다. 숙소 근처에 있는 ‘Ala Moana Regional Park’해변으로 이동하였는데 정말 아름다웠다.

오른쪽에는 고운 모래와 아름답게 지은 빌딩이 우리를 반겼고 왼편으로는 나무들과 새들이 반겼다. 다 해변으로 모였는지 많은 사람들이 수영을 하거나 스탠딩 패들보드를 타고 있었다. 우리는 숙소에 돌아와 다음 일정인 ‘진주만기념공원’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동안 창밖으로 하와이의 모습들을 관찰할 수 있었는데 조깅을 하는 사람이거나 홈리스들이 대부분 이였고 걸어서 이동하는 사람들은 거의 볼 수 없었다. 하와이가 화산섬이라 그런지 고속도로에 접어드니 왼쪽에는 산과 산 중턱에 지어진 주택들이 보였고, 오른쪽에는 항구와 해변, 그리고 드넓은 바다가 보였다.

‘Pearl Harbor National Memorial’(진주만 국립 기념관)은 1941년 12월 7일 진주만 기습공격으로 희생을 당한 미군과 12척의 함선을 추모하고 기념하는 유적지이다. 당시 가장 많은 승조원이 숨진 애리조나 호가 바다에 가라앉은 그대로 남아있으며 1945년 9월 2일 일본군이 항복 문서에 서명한 미주리호도 이곳에 전시되어 있다. 특히 우남 이승만 대통령은 진주만 공습 6개월 전에 일본이 미국을 공격한다는 책 <일본 내막기(Japan Inside Out)>을 출판한 바 있다.

공원은 생각보다 넓었고 다 구경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여 바로 애리조나호가 가라앉아 있는 ‘USS Arizona Memorial’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섰다. 이곳에는 현역 경찰과 군인들이 공원을 지키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배를 타고 5분정도 이동하였는데 중간 중간에 현역으로 운용되어지고 있는 군함들이 항구에 대기 중이었다.

이곳은 일반적인 공원이 아니라 미군 군사시설구역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눈으로 많이 보고 기억에 담았다. 돌아오는 길에 퇴역한 미주리호와 USS 보우핀 잠수함을 멀리서 볼 수 있었는데 생각보다 매우 컸다. 그 당시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무기들을 만들었는지 신기했다.

 

진주만기념공원

견학 후 어제 점심을 해결했던 ‘Waterfront Park’에서 점심을 먹었다. 오늘도 뜨겁고 강한 강풍이 불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공원은 비둘기나 참새가 많이 보이는데 이곳은 특이하게도 앵무새와 닭과 병아리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작은 크기도 아니고 건강하게 생긴 닭이 울면서 돌아다니는데 잡아먹으면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들 중에 ‘앵그리버드’라는 게임 속 캐릭터들의 모습과 흡사하게 생긴 새를 많이 발견하여 눈과 입이 즐거운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다음 일정으로 초기 한인들의 묘지가 모여 있는 칼라하 묘지에 방문하였다. 우리 일행은 독립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에게 감사의 헌화를 하였다. 최근에 발견되어 관리가 전혀 되지 않은 채 묘비가 넘어지고 글씨도 지워져있는 것도 보여 너무나 죄송했다.

 

하와이 한인 독립운동가 칼라하 묘지 헌화 방문

공동묘지를 나와 다이아몬드 헤드산 등반을 하였다. 이곳의 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해 산책하는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분화구 정상까지 올라가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사람들과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올라가기 시작했으나 뜨거운 날씨에 조금 움직였는데 땀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고 갈증이 심해졌다.

 

그러나 조원들과 함께 즐겁게 올라가니 분화구 정상에 도착하였고 정상에서 보는 풍경은 잊을 수 없었다. 호놀룰루의 전경이 다 보였고 태평양의 깊은 바다도 보였으며 그림 같은 구름들도 볼 수 있었다. 사진을 아무리 예쁘게 찍으려고 해도 담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문득 군복무를 하였던 백령도가 생각났다. 백령도에서 제일 높은 곳이 군사시설이면서 또한 나의 등반코스였는데 이곳과 비슷한 전경에 옛 기억을 떠올랐다.

 

하와이 다이아몬드 헤드산 정상

산을 내려가는 길에는 다른 조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마침 같은 백령도에서 군복무한 선임을 만나서 무척 반가웠다. 저녁 식사는 ‘서라벌’에서 김치찌개가 제공되었다. 오랜만에 국물이 들어가고 김치가 들어가니 느끼했던 입속을 청소해주었다.

 

식사 후 ‘바른청년연합’ 대표 손영광 부단장의 ‘과학도 삼켜버린 PC주의의 허울’이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들었다. 출발하기 전 ‘빌드업 클럽 세미나’를 들어서 그런지 더욱 이해하기 쉬웠고 이승만 박사의 대단한 통찰력과 우리의 무지함을 실로 느끼는 시간이었다. 내일은 미국 본토인 보스턴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단장 조평세 박사가 진행하는 일정 브리핑의 이야기를 이어가며 하와이의 마지막 밤을 보내기로 했다.

일반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하와이하면 낭만적이고 신혼여행지로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곳곳을 탐방하고 보니 하와이는 눈물의 섬, 희생과 회복으로 다져진 역사의 상징을 담고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우리나라와 관계가 있는 역사의 흔적들을 다시 한 번 밟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