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31일 취임식에서 첫 과제로 공영방송 이사회 구성을 조속히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방통위는 이르면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KBS와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진 선임안을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숙 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방송통신위원장으로서 공영방송이 공정한 보도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공영방송의 공공성 및 공정성 확보를 위한 이사회 구성을 조속히 완료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영방송의 수신료 분리징수 제도가 원활히 정착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수신료 사용내역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공영방송의 공적재원 투명성 확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포털의 뉴스 매개 기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포털이 뉴스 매개자로서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도록 최소한의 공적 책임을 부여하고, 다양하고 균형 있는 여론 형성을 도모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신뢰성 및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미디어·콘텐츠 혁신성장 기반 마련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이 위원장은 "그동안 방송법, IPTV법, 전기통신사업법 등 개별법에 분산된 미디어 규율체계를 정비해 신·구 미디어를 포괄하고 미디어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원하는 미래 지향적 통합미디어 법제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해외 진출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디지털·미디어 동행사회' 구현을 위해 방송통신 이용자의 주권을 강화하고 미디어 복지사회를 실현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이 위원장은 "자율규제를 원칙으로 하되 이용자의 불편사항을 점검하고 이용자 이익저해 행위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했다. 또한 인공지능 서비스의 잠재적 위험이나 부작용으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인공지능서비스 이용자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오늘 저는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라며 전임 위원장들의 희생을 언급했다. 그는 30년 넘게 방송사에서 일했던 방송인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언론이 공기(公器)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특히 공영방송이 건전한 '사회적 공론'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위원장은 김태규 상임위원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임명 재가를 받고 정부과천청사에 출근했다. 방통위는 이르면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문화방송(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와 한국방송(KBS)의 새 이사진 선임을 의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