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권역별로 중증 환자를 집중적으로 진료하는 '4차 병원' 지정 방안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 의료계가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31일 의료계는 이러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방안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중증, 응급, 희귀질환자들이 3차 병원인 상급종합병원에 집중되면서 적시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환자 등에 집중하고 경증환자 등은 1~3차 의료 기관으로 단계적으로 진료하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다만 의료계는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이른바 '빅5'만을 4차 병원으로 일괄 지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했다.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이른바 빅5만 4차 병원으로 지정하는 것은 다른 지역 병원들의 반발을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도 특정 진료과목에서 경쟁력을 갖춘 곳이 있기 때문에 권역별 지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계는 또한 중증 환자 중심 비중 증가에 따른 보상과 경증 환자 감소로 인한 수익 보전 문제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일부 상급종합병원에서 1월부터 중증진료체계 강화 시범사업을 해왔다"며 "수익과 연관 짓는 것은 무리가 있고, 현재 단계에서 논의하기에도 이르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빅5' 병원을 중환자만 이용할 수 있는 4차 병원으로 승격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방안은 논의 중에 있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또한 "의료개혁특위에서는 상급종합병원이 권역의 중증·응급·희귀질환 진료 중추 역할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고도중증환자도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상급종합병원 간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