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 사회에 잘 알려진 이름을 버리고, 새로운 이름으로 새 출발을 하려는 대학이 있다. 쉽지 않은 결단을 내린 데에는 오랜 고민과 절실함이 있었을 터.
캘리포니아 프레스티지 대학, 미주 한인 신학교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미주장신의 새 이름이다. 미주장신은 7년전 ‘선교적 신학교’라는 모토를 내걸면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다. 그 새로운 변화 가운데 교명 변경은 한인신학교의 정체성을 탈피하고 교단과 교파를 넘어 다문화, 다민족을 향한 종합 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대한 결단이었다.
지난 7월 16일(화) 기독일보 사무실에서 캘리포니아 프레스티지 대학 이사장 노영호 목사와 이상명 총장을 모시고 교명 변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캘리포니아 프레스티지로 교명을 변경했습니다. 교명을 변경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팬데믹 이전부터 이사회에 안건을 상정했고 자체적으로 여러 논의가 있었다. 교단의 배경이 있는 이름을 없애고, 일반적 이름으로 바꿨을 경우, 교단의 신학적 정체성이 무너지지 않느냐를 걱정하는 분들이 계셨는데, 제 자신이 나름대로 내놓은 답변이 무엇이었냐면, 미국 신학교가 목회학 석사 과정이 많이 줄어들었다. 백인 학생들의 목회학 석사 과정 입학률은 상당히 낮다. 목회학 분야가 굉장히 불확실하고 어둡다. ATS도 M Div과정을 닫을 것인가, 이중 전공(M Div + 코칭, M Div+ 경영학)으로 변형하느냐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목회학 과정은 지난 10년 사이 급속히 하락하고 있다.
저희 학교 학생의 40~50%는 M Div 과정 학생들인데 M Div 과정은 교단 중심적 신학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다문화 다민족 과정의 학교로 트랜스퍼할 계획이다. 타교단 배경의 학생들은 장로교라는 타이틀 때문에 우리학교를 선택하지 않을 수 있기에 그 이름을 덜어내기로 했다.
두 번째는, 이슬람, 사회주의에서 사역을 할 경우 들어갈 수 없는 상황, 여러가지 제약이 있을 수 있다. 학교 교명 자체가 학교 발전에 저해 요소가 되기 때문에 과감하게 들어내게 되었다.
총회가 멕시코 칸쿤에서 있었는데 새로운 총회장께서 이 안건을 상정하셨는데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그렇지만 당분간 미주장신과 바뀐 이름을 병행해서 사용할 것이다. 캘리포니아 프레스티지 유니버시티, 이름은, 중립적 이름으로 하되, 신학적 교육은 내부적으로 강화하고, 바깥으로 다문화 다민족 학생들을 유치할 수 있는 이름으로 결정했다. 그 이름에 걸맞도록 학교의 교육의 질을 유지 보존 발전하겠다.
-학교 교육의 주안점?
한인 신학교로 존속해왔다. 그러다가 올해 봄학기 부터 중국어 과정을 신설했고, 중국어 신학 학사과정, 선교학 석사 과정을 가을학기에 추가할 예정이다. 다문화, 다민족 학교로 성장하기 위해 영어 과정 목회학 석사 과정을 신설했다. 우리 학교가 다문화 다민족 배경의 학교로 발돋움하면서 백인 학생 뿐 아니라, 영어를 베이스로 하는 타민족 학생들도 유입해 한인교회 뿐 아니고 미국 교회에도 파송할 수 있는 교육기관이 되었으면 좋겠다. 릴리 재단(Lilly Endowment Inc.)에서 받은 그랜트를 여기에 투자하고 있다.
펜데믹 기관 동안 온오프라인에 블렌디드 수업을 셋업했다. 블렌디드 방식의 수업은 온라인 학생들에게는 생생한 현장성을 제공하며, 온라인 수업 학생들과 오프라인 수업 학생들 사이의 실시간 상호 교류와 소통의 장을 마련해 주는 장점이 있다.
노영호 이사장: 결국에는 학교가 신학교로만 계속 해서 나아가는 것 보다는 학과를 늘려 가면서 종합대학으로 방향을 두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신학교는 교단의 정체성을 유지해 가겠지만 종합 대학으로 가기 위해 학교 이름을 바꾸고 예를들면 바이올라 대학 안에 탈봇 신학교가 있는 것 처럼, 프레스티지 대학 안에 신학교가 있는 것으로 확장해 나가려 한다.
이상명 총장: 최근에 변경된 교명, California Prestige University 아래 학부 과정, 신학대학원, 선교대학원, 상담심리대학원의 하부 학교(sub-schools)를 두고 자체 이름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California Prestige University 라는 공동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각각의 하부 학교가 각자의 전문성을 발전시키며 확장할 수 있는 모델을 지향한다.
-학과를 늘리면, 신학적 정체성이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습니다.
미국 신학교는 교단의 정체성 유지 실패했던 것은 교단과 다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일도 하버드도 신학 교육기관으로 시작한 학교이다. 그러다가 서서히 교단과 분리되었다. 신학 과정과 비신학과정을 철저히 분리하고, 신학과정을 교단 소속으로 강화해 나가면서도 여러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을 유치해, 기독교 유산의 학교 안에서 영향을 받게 하는 것도 간접 선교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전략이 아닌가. 학생 유치도 안되는데 학교를 유지할 때, 학교가 존속할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 문제가 야기된다. 학교를 그런식으로 세워나가는 것이 탈종교화 시대에 맞는 전략이 아닐까.
노영호 이사장: 교단에서도, 이런 정체성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유대관계를 맺고 협력해 나갈 것이다.
-학생 유치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십니까?
이전에는 한국 유학생 중심으로 큰 교회 목회자를 뽑았었다. 신학을 공부하고 위해 미국에 오는 경우가 급감했다. 미국의 문화와 생태환경 속에서 신학공부한 사람이 앞으로는 한인교회의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선교적 목회를 감당하지 않으면 앞으로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미국 자체가 선교지가 되어가고 있고 자녀 세대가 선교 대상이 되어가는 상황 속에서, 선교지향적 교육을 기반해서 다문화 다민족 학생들을 끌어오면서 여러 다양한 민족 배경으로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학교로 전환하지 않으면 학교는 단명할 수 밖에 없다. 장기적 발전 모델을 생각한다면 사고의 전환도 필요하고 과감한 개혁도 필요하다.
-KPCA 교단은 어떤 교단입니까?
KPC교단은 해외 한인 장로회(Korean Presbyterian Church Abroad)이다. 저희 교단에는 19개 노회가 있다. 캐나다, 남미, 유럽, 오세아니아, 일본, 여러 노회가 같이 있고 개혁주의, 복음주의 교단으로서 장로교 정신을 지켜나가는 보수적이면서도 선교적인 교단이다.
-신학교육의 미래를 어떻게 진단하십니까?
신학교가 축소되고 있다. 앞으로 5년 이내에 문을 닫는 신학교가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고, 이웃 신학교끼리 합병하는 사태도 일어날 것이다. 학생 유지가 안 되면 정리하는 단계로 들어가는데, 그 전 단계가 이웃 신학교끼리 합병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합병이 어려웠는데, 한 학교 사이즈 만큼의 교원들을 정리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수순을 밟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래서 저희 학교는 한인신학교를 빨리 탈피하려 한다. 7년전부터 선교지향적 신학교육 기관으로 가야한다고 외쳤던 것도 한인신학교 끼리 경쟁하는 것은 레드오션 이기기 때문이다. 세상으로 나가서 선교지향적 입장에서 여러 영역에서 활동하는 분들을 학교 학생으로 유치해서 사역자로 만들고 선교사로 파송하고 목회자로 키워내는 것이 블루오션 개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남미 교회가 성장하고 있습니다. 스패니쉬 과정도 준비하고 있습니까?
남미 학생들을 유치하는 데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다. 원격으로 공부한다 해도, 재정적 장벽이 있다. 신학은 공짜로 공부한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어서 양질의 신학교육을 제공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한가지 방법은 미주의 스패니시 분을 훈련시켜서 이 지역의 목회자로 세우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중국의 기독교 탄압이 심각한데 거기서 나오는 사람들, 난민들, 이민자가 폭주하고 있어서 중국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사역할 사역자를 길러내는 것이 중요하겠다고 생각해서 중국어 과정을 봄학기에 시작했다. 앞으로 몇 년 내에 성과를 얻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노영호 이사장: 중국어 과정을 시작했는데, 제가 나온 토론토 틴데일 신학교도 중국어 학부를 시작한지 15년 정도 되었다. 지금은 중국어 학생들이 없으면 학교가 유지가 안 될 정도이다. 중국어 뿐 아니라 스패니시 과정도 하나님께서 문을 열어주시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저는 굉장히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
-최근 ‘프라임 리더십 인스트튜트’(Prime Leadership Institute)를 발족하셨습니다.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십니까?
시니어 인구의 급속한 증가와 초고령화 시대로 진입하고 있는 교회 공동체 안팎의 변화와 도전에 직면하여 교회 내 시니어 인구의 교육 훈련을 통한 (재)사역자화가 시급한 당면과제가 되었다. 교회 안 각 영역의 전문성을 지닌 시니어들을 사역자로 세우는 교육 훈련 과정은 현재 교회가 성장할 수 있는 동력원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본교와 미주성시화운동본부가 제휴하여 설립한 Prime Leadership Institute(이하 ‘PLI’)와 한국 장로회신학대학교 평신도교육대학원이 지난 6월 27일 업무협약서(MOU)를 체결하였다.
‘PLI’는 (1) 시니어의 재사역자화를 위한 교육 훈련 전문 과정(커리큘럼) 수립 (2) 시니어 교육 훈련 강사 양성 (3) 시니어 교육 훈련 교재 개발 등을 통해 미주 지역 교회에 시니어 전문 교육 훈련 과정을 소개하고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한 첫 준비로 오는 가을에 시니어 사역 전문 강사를 모시고서 제1회 시니어 교육 훈련 세미나를 개최할 것이다.
학교 연혁
미주 한인 사회 및 교계에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캘리포니아 프레스티지 대학은 1977년 나성영락교회 교육관에서 첫 수업을 시작했으며 초대학장 김성락 박사, 2대 학장 김계용 목사, 3대 학장 박희민 목사, 4대 학장 서정운 박사, 5대 학장 김인수 박사를 거쳐, 2011년 2월 24일 ABHE(Association for Biblical Higher Education) 정회원 승인 획득했다.
2012년 9월 이상명 박사가 6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다문화, 다인종 사회로의 변화를 강조하며 양질의 신학 교육 ▷맑고 역동적인 영성 교육 ▷글로벌 리더십 교육 ▷인문학적 교양 교육 ▷이중언어교육을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2022년 종교, 교육 및 공동체 개발분야를 지원하는 박애주의적 후원기관인 릴리 재단(Lilly Endowment Inc.)으로부터 99만9,198달러의 그랜트를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