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이 23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을 심사하는 국회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입장문을 통해 청문회 출석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장은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에 검찰총장을 증인으로 출석시켜 진행 중인 수사에 관해 답변을 요구하는 것은 입법권의 한계를 넘어 사법을 정쟁으로 끌어들여 법치주의의 기반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헌법의 근간인 삼권분립의 원칙에 따라 범죄의 수사와 소추라는 준사법적 기능을 수행하는 검찰은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공정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검찰총장이 국회에 출석해 범죄수사 및 소추에 관한 사항에 대해 구체적으로 증언할 경우,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할 수사와 재판에 부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청원 법령과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을 언급하며, 진행 중인 수사나 재판에 관여할 목적으로 국회의 권한이 행사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회 법사위가 요구한 증인신문 요지에 대해 이 총장은 "현재 진행 중인 수사에 관한 내용임이 명백해 검찰총장이 국회에 출석하여 답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증인신문 요지에는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 진행 상황, 인사이동에 대한 견해, 수사 중 외압 여부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앞서 국회 법사위는 지난 16일 전체회의에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민동의 청원 관련 2차 청문회 증인으로 이 총장을 포함한 6명을 의결한 바 있다. 야당 법사위원들은 이 총장을 통해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할 계획이었다.
이에 대해 이 총장은 같은 날 오후 "대통령 탄핵 청문이라고 하는 유례 없는 정치적 사안에 사법을 담당하는 검찰총장을 끌어들이는 것은 정치가 사법을 정쟁으로 몰아넣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이런 처사가 온당치 못하단 것은 국민 여러분께서 잘 아시리라 믿고, 이에 대해선 역사가 평가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