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이 2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학교폭력 신고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폭력·성희롱 관련 신고가 큰 폭으로 늘어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서울경찰청의 통계에 따르면, 학교폭력 신고 건수는 지난해 4,351건에서 올해 4,688건으로 증가했다. 검거 건수 역시 1,032건에서 1,344건으로 30.2% 늘어나, 전반적인 학교폭력 사건이 증가 추세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인 것은 성폭력·성희롱 관련 사건이다. 신고 건수가 253건에서 662건으로 무려 161.7% 증가했으며, 검거 건수도 217건에서 315건으로 45.2% 늘어났다. 신고된 662건을 세부적으로 분석한 결과, 강제추행이 55.9%로 가장 많았고, 성희롱이 16.8%, 카메라 등을 이용한 불법 촬영이 11.3%를 차지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강제추행의 경우 이성 간(47.3%)보다 동성 간(51.9%)에서 더 많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특히 남성 간 강제추행이 89%로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여성 간 강제추행은 11%였다. 성희롱의 경우 오프라인(36.9%)보다 온라인(63.1%)에서 더 빈번하게 발생했으며, 최근 기술 발전으로 인한 딥페이크 관련 신고도 20건이나 접수되어 새로운 유형의 범죄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초등학교(47%), 중학교(34%), 고등학교(15%) 순으로 발생 빈도가 높았다. 그러나 전년 대비 초등학교는 5.2% 감소한 반면, 중학교는 21.6%, 고등학교는 35.2% 증가해 중·고등학생들의 학교폭력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학교폭력 발생 장소는 학교 밖(54.6%)이 학교 안(45.4%)보다 많았으며, 특히 사이버 학교폭력이 전년 630건에서 올해 776건으로 23.2% 증가해 온라인 공간에서의 폭력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범죄 전반에 대해서도 우려할 만한 통계가 나왔다. 전년 대비 1.3% 증가한 가운데, 살인·강도 등 강력범죄는 22% 감소했으나, 도박(228% 증가), 마약(59.1% 증가), 절도(28% 증가) 등의 범죄가 크게 늘어났다. 청소년 교제폭력과 스토킹은 각각 11.6%, 15.8% 감소했으나 여전히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경찰청은 맞춤형 대응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우선 하계방학을 맞아 '스쿨벨' 시스템을 가동한다. 스쿨벨은 경찰과 교육청이 협력하여 신종 학교폭력 발생 시 신속하게 학부모와 학교에 정보를 전파하는 알림 시스템이다. 이번 하계방학 스쿨벨은 사이버 성폭력, 청소년 도박 및 마약, 절도에 대한 최근 피해 및 검거 사례를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또한, 급증하고 있는 청소년 도박·마약 문제에 대해서는 방학 기간을 활용해 중독 청소년들을 전문기관과 연계하여 치유와 상담을 집중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학교폭력전담경찰관(SPO)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개발할 예정이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IT 기술 발전 등으로 인해 변화하는 범죄 양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범죄 현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이에 대응한 맞춤형 전략 수립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특히 환경 변화에 민감한 청소년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교육청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다양한 예방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한 관계자도 "이번 통계 발표와 대응 계획은 변화하는 학교폭력 및 청소년 범죄 양상에 대한 경찰의 적극적인 대처 의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하고, "앞으로 관련 기관들의 협력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청소년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