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이 '서로 존중하며 학교폭력 없는 학교'를 가장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초등교사노동조합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초등위원회가 각각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밝혀졌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이 전국 초등 4~6학년 학생 7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어린이날 기념 어린이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의 58%가 '서로 존중하고 학교폭력 없는 학교'를 학교생활에서 가장 바라는 점으로 꼽았다. 이는 학생들 사이에 여전히 학교폭력에 대한 불안감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조사 결과, 친구와의 관계에 '매우 만족'하는 비율은 48%, 학교생활에 '매우 만족'하는 비율은 41%로 나타났다. 또한 학교에서 '대체로 존중받는다'고 느끼는 어린이는 38%, '매우 존중받는다'고 느끼는 아이들은 32%였다. 자신이 친구를 '매우 존중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어린이들은 46%로 조사됐다.
학교 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으로는 추억 남기기(43%)와 행복한 교우관계 맺기(31%)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이는 학생들이 긍정적인 학교 경험과 또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어린이 안전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에서는 39%의 학생이 우리 사회가 어린이의 안전을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33%는 '그렇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사이버 폭력 부분에서는 '매우 그렇다'가 29%, '그렇다'가 24%로 각각 비율이 다소 낮아져, 온라인 상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정수경 초등노조 위원장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어린이가 아직도 학교폭력에 대해 불안함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며 "안정감을 느끼고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완할 점이 많다"고 분석했다.
전교조 초등위원회의 조사에서는 또래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충분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의 32.1%가 친구들을 일주일에 '1~2일 정도' 만난다고 답했으며, '거의 없음'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27.9%에 달했다. 이는 10명 중 6명의 어린이가 거의 놀지 않거나 1~2일만 놀고 있음을 의미한다.
친구와 직접 만나 놀 수 없는 주된 이유로는 '학원·학습지·온라인 학습'(81.9%)이 꼽혔다. 이어 '학교 방과후 수업'(33.1%), '함께 놀 친구가 없어서'(9.5%), '집에서 가족을 돌봐야 하기 때문에'(5.0%) 등의 이유가 뒤를 이었다.
어린이들이 원하는 또래놀이 장소로는 '집'(21.1%)이 가장 많았고, '동네 놀이터'(19.9%), '키즈카페'(13.6%), 'PC방'(11.3%), '학교운동장'(13.2%) 등이 뒤를 이었다. 상업 시설의 비율도 높게 나타나, 안전하고 접근성 높은 놀이 공간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단체 관계자는 "놀이 시간이 짧으면 놀이 중간에 발생한 갈등을 해결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지 않게 되고, 학교폭력 사안으로 발전할 위험도 있다"며 "또래놀이를 위해 충분한 놀이시간 확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다른 교육 전문가 역시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초등학생들이 학교폭력 없는 안전한 환경에서 또래와 충분히 어울리며 성장하고 싶어 한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하고, "교육 당국과 사회가 학교폭력 예방, 안전한 놀이 환경 조성, 그리고 학업과 놀이의 균형 있는 시간 배분 등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