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의 7월 임시국회 의사일정 및 쟁점 법안 강행 처리 예고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들에게 7월 임시회 본회의에 대비한 무제한토론 신청을 공지했다고 전했다.
필리버스터 대상 법안으로는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설치법 개정안)과 2024년 민생위기극복 특별조치법(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이 지목되었다. 이들 법안은 모두 민주당 주도로 소관 상임위에서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전날에도 민주당이 다수의석을 이용해 해당 법안들을 밀어붙일 경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고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오전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는 여야 대치 정국에 따라 의원들이 원내 활동에 집중해야 한다는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방송 4법이 지금 굉장히 크니까 어찌 보면 앞으로 계속 비상 대기해야 될 정도로 지금 좀 상황이 안 좋다"며 "의원들도 가급적이면 지역으로 내려가는 것보다는 좀 국회를 지켜달라, 필리버스터를 많이 지원해 달라는 당부가 있었다"고 전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직전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민주당의 위헌·위법 탄핵선동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그는 특히 윤석열 대통령 탄핵청원 청문회와 관련해 "민주당이 마약에 취한 듯 광란의 '갑질' 칼을 휘두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오늘은 우리 헌법의 근간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삼권분립, 의회민주주의의 의미를 되새기는 날"이라며 "하지만 지금 거대 야당의 입법 횡포와 독주로 우리 헌법 정신이 뿌리 채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이 주도한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탄핵청원 청문회 증인으로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원석 검찰총장 등이 의결된 것을 두고 "삼권분립과 법치주의 자체를 흔드는 헌정파괴"라고 비판했다.
또한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검토 중인 상설특검 도입에 대해 "자신들이 원하는대로 움직이는 하명 공수처를 하나 더 만들겠다는 심보"라고 비판하며, "날마다 위헌 요소가 가득한 새로운 꼼수와 편법이 난무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규탄대회에서 '위헌입법 탄핵선동, 민주당은 각성하라', '상습적인 헌정유린, 헌법정신 존중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민주당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규탄대회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주장하는 18일, 25일 본회의 개최와 관련해 "지금 여러 가지 상정 (예고)되고 있는 법들이 전부 민주당의 일방 독주로 진행된 법들이라 우리는 그런 걸 논의하기 위한 본회의 의사일정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하게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국민의힘의 대응은 민주당의 법안 처리 강행에 대한 강력한 반발로 해석된다. 앞으로 여야 간의 대치 국면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7월 임시국회의 운영과 쟁점 법안 처리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이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