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현재 진행 중인 파업으로 인한 반도체 생산 차질 여부를 두고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파업 8일차를 맞은 가운데, 노사 간 입장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전삼노는 파업 첫날부터 8인치 일부 라인에서 가동률이 급감하는 등 생산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기흥사업장 8인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6·7·8라인의 여성 노동자들이 대거 파업에 참여했으며, 이로 인해 해당 라인의 가동률이 기존 80%에서 18%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특히 주말에는 웨이퍼 투입이 전무해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삼성전자 측은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회사 측은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없고, 향후에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가 주장하는 생산 차질의 주요 대상인 8인치 공정은 자동차·가전 등에 사용되는 레거시(구형) 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 라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공정이 삼성전자 전체 반도체 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가동률이 떨어져도 전체 생산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전삼노는 또한 8인치 라인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지적하고 있다. 노조는 "가혹한 육체노동으로 인해 소위 '골병'을 달고 살고 있고, 수작업으로 손가락이 뒤틀리고 변형되는 것은 다반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건강증진, 질병예방, 출장자 건강관리, 작업환경 개선 등 4가지 대표적인 보건 지원을 통해 임직원 건강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회사 측은 매년 임직원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근골격계 예방운동센터를 운영하며, 작업환경에서 유해 인자를 측정·제거하는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삼노는 삼성전자 내 5개 노조 중 최대 규모로, 조합원 수는 3만2000여 명에 달한다. 이는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5000명)의 25.6% 수준이며, 노조원 상당수는 반도체 부문 소속으로 알려졌다.
이번 파업은 삼성전자의 글로벌 영향력으로 인해 국제적인 관심도 받고 있다. 블룸버그, BBC,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들이 관련 소식을 신속하게 전하고 있으며, 일부 매체는 삼성전자가 노조의 파업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생산 차질이 있다면 추후 실적 발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와 노사 간 협상 진행 상황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