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8·18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며 연임 도전을 공식화했다. 이 전 대표는 여의도 민주당사 당원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제, 안보, 저출생 문제, 미래 비전 등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정책 구상을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경제를 살려 국민 삶을 개선하는 '더 유능한 민주당', 사회를 바꾸고, 미래를 주도하는 '더 혁신하는 민주당', 정권교체를 넘어 정치교체를 선도하는 '더 준비된 민주당'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의 본질이 국민의 생활 문제를 해결하고 국가의 미래를 개척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민생 회복'과 '미래 먹거리'에 초점을 맞춘 정책 비전을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단언컨대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며 "모든 국민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환경에서 충분한 기회를 누리고, 희망을 가지고 새 생명과 함께 행복을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국가의 역할, 정치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먹사니즘'이 유일한 이데올로기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대선 공약이었던 '기본사회' 구상을 재차 언급하며, 미래 사회를 선도할 기초과학과 미래기술에 대한 집중 투자를 약속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신재생 에너지 등 미래 산업을 기반으로 한국 경제성장률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본사회 구상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소득, 주거, 교육, 금융, 에너지, 의료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구성원의 기본적인 삶을 권리로 인정하고 함께 책임지는 '기본사회'는 피할 수 없는 미래"라며 "출생기본소득, 기본주거, 기본금융, 기본의료, 기본교육 등을 점진적으로 시행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동시간 단축과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노동시장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주 4.5일제'를 시작으로 2035년까지 '주 4일제'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남녀 모두 동등하게 일하고 함께 양육하는 사회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며 육아휴직으로 인한 차별 해소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경제 활성화와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보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며 "분단국가 대한민국에서 안보와 경제는 동전의 양면"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싸워 승리하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낫고, 싸울 필요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 최상의 안보이자 경제정책"이라고 덧붙였다.
당원 중심의 대중정당으로의 전환도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더 많은 민주당원들이 더 큰 자부심과 열정으로 더 단단하게 뭉쳐 다음 지방선거에서 더 크게 이기고 그 여세로 다음 대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전 대표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와 성장동력을 만드는 일, 기본적 삶이 보장되는 희망 사회를 만드는 일, 다시 뛰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은 제 1정당이자 수권정당인 민주당의 책임"이라며 출마의 뜻을 밝혔다.
한편, 민주당 전당대회에는 이 전 대표 외에 김두관 전 의원과 김지수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가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 전 대표의 당선을 유력하게 보고 있으며, 만약 이 전 대표가 당대표직 연임에 성공하면 1995∼2000년 새정치국민회의 총재를 연임한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 사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