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일정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연임 도전이 유력한 이재명 전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검찰이 이른바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전 대표 부부에게 소환 조사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8일 정치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소환 조사 통보로 인해 현재 4개의 재판을 받고 있는 이 전 대표에게 5번째 재판이 추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청 법인카드 유용 의혹은 2018년부터 2019년 사이, 당시 도지사였던 이 전 대표와 부인 김혜경씨가 도청 공무원을 통해 개인 음식값 등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도록 하여 수천만 원 상당의 경기도 예산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내용이다.
이 사건은 원래 경찰 수사에서 이 전 대표와의 연결고리가 발견되지 않아 송치되지 않았으나, 공익 제보자의 신고를 받은 국민권익위원회가 검찰로 사건을 이첩하면서 이 전 대표도 다시 수사 대상이 되었다. 제보자 조명현씨는 지난해 8월 "이 전 대표의 법인카드 유용 지시와 묵인 행위를 조사해달라"고 권익위에 신고했고, 권익위는 "이 전 대표가 배우자의 법인카드 유용 사실을 알았을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해 지난해 10월 사건을 이첩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소환을 통보했다는 점에서, 조사 후 이 전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 공범으로 기소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법카 의혹'과 관련해 검찰은 김혜경씨에 수사 초점을 맞췄는데, 이제 이 전 대표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위원회는 "검찰이 이 전 대표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낸 것은 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순직해병 특검법을 통과시키고, 비위 검사들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제출한 직후의 일"이라며, 이를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이 궁지에 몰리자 이 전 대표 수사로 국면을 전환하고 위기를 탈출해 보겠다는 비겁하고 무도한 습성"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이르면 9일 당대표 연임 도전을 선언할 예정이다. 본인의 사법 리스크가 더 커진 상황에서, 이에 대한 입장도 직간접적으로 언급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